내가 매달린 십자가
김철이/비안네
요즈음 나라 안팎으로 살림살이가 어렵다 보니
흔히들 오가는 말 중에 세상이 미쳐서 돌아간다는 등,
미치지 않으면 현세를 살 수가 없다는 말이 있는데
아무리 세상살이가 힘들고 험하여도
과연 미치지 않고는 주님께서 주신
은혜로운 이 땅에서 살 수가 없는 것일까 ….
창조주의 외아들로 사람의 육신을 취하시어
죄 많은 이 세상 구원을 위해 오셔서
당신은 원죄조차 없으심에 불구하고 자청하여
모든 죄와 벌에서 구속을 당하시며
우리에겐 모든 죄와 벌에서 해방과 진정한 자유를 주셨다.
그러나,
우리는 그 진정한 자유권을 스스로 포기하고 반납한 셈이다.
성경 구약을 인용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루를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양의 만나를 내려주셨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도 고집 센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그 은혜로운 은총을
자기네 스스로 외면하였듯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금전과 명예와
온갖 육신의 욕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죄와 악의 사슬에 묶기여 해방되지 못하고
주님께서 주신 진정한 자유의 참맛을 못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예수님께서 우리와 같은 인간의 육신을 취하여
우리가 사는 이 땅으로 내려오시어
우리의 모든 죄와 악을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시고
허공 높이 십자가에 매달리시며 우리에게도 우리의 십자가를 지고
우리의 십자가에 매달려 당신 뒤만 따라오라 하셨는데
우리는 우리의 몫으로 지워주신 작은 십자가마저도 지기를 싫어하고
편안함과 안일주의에 빠져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게 살까?
어떻게 하면 좀 더 부유하고
안락하게 살 수 있을까? 하고 관심을 두었지
주님께서 왜 우리에게도 십자가를 지게 하셨고
우리 몫의 십자가에 매달리게 하신 그 크신 뜻도 깨닫지 못한 채
매 순간 그 은혜로운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못해
발버둥 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단순하게 생각해도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을 친다 한들
우리 몫의 십자가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오히려 우리를 이끄시는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며
현재의 우리가 매달린 십자가에서 발버둥 치지 않는 것이
우리에게 덕으로 돌아오지 않나 싶다.
우리가 지고 가는 십자가가 무겁다고
우리가 매달린 십자가가 고통스럽다고
우리네 인간의 나약한 힘으로 안간힘을 다하여 발버둥쳐봐야
십자가에 매달린 손과 발의 상처만 더 커지고 깊이 패일 뿐,
현실에서 뒤바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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