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행(言行)
松竹/김철이
그 누가 부여해준 특혜인가
발도 없이 천 리를 간다.
계절도 가리지 않고
들쑥날쑥 사람들 가슴을 절로 파고들어
세상에 둘도 없을 칼잡이 된 양
날렵한 솜씨로 비수를 꽂는다.
제 잘난 맛에 사는 게 인간이라
역사와 시대를 뛰어넘지 못하는 졸렬함으로
시기와 질투의 노예가 되어
세 치 혀를 제멋대로 놀린다.
시묘살이 석 삼 년에
부모님 무덤의 흙도 마르지 않았건만
부모님 물려주신 사지 육신을
강가의 돌멩이처럼 함부로 굴린다.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는데
세상천지 내 것인 양
하늘 아래 야망을 펼쳐
언행의 이름에 절로 욕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