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허상

松竹/김철이 2016. 2. 17. 14:08

허상


                             松竹/김철이


 

작은 눈 속의 큰 세상이라

벅찬 가슴에 품은 욕망

한 해의 소망으로 빌어보련만

고개 돌려 외면하기 일쑤다


근본이 야박한 게 인심이라

등 뒤에 감춘 속셈 헤아릴 길 없어

가진 본심 열어 한 걸음 다가서니

세상은 저만치 이별을 고한다


동지섣달 기나긴 밤에

속속들이 파고드는 외로움 씻을 길 없어

동창에 부는 바람 벗을 삼으려니

언 뺨을 세차게 후려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도 안 되는 사람 속은 알 수 없다 했던가

몇 십 년 해묵은 부부의 연이

하루아침 철천지원수의 연으로 돌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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