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만우절

松竹/김철이 2016. 2. 12. 13:15

만우절


                            - 松竹/김철이 -

 

4월의 봄비 같은 존재가 되기 싫어

개구리 뜀뛰기 생을 살았지

누구 하나 봐주지 않는

텅 빈 골목에서

 

때로는 굶주림에 울었고

때로는 인간사 정이 그리워

서럽게도 울었지

깨어진 거울 조각에 나를 비추며

 

세상은 더없이 너른 노름판이라

속이고 속아주는 습성에

영혼마저 팔아넘긴 채

자신마저 속여가는 꽃물이 드누나

 

오늘은 세상이 허락해 준 날,

양심일랑 그 옛날 전당포에 잡혀두고

천진난만 개구쟁이 코흘리개로

세상만사 봇물처럼 속여봄세

'松竹일반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물의 깊이에서   (0) 2016.02.16
옹달샘   (0) 2016.02.12
만질 수 없는 사랑  (0) 2016.02.11
꽃들은 입술로 말하지 않으리   (0) 2016.02.01
절구   (0) 2016.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