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동화

꼬마 도깨비 투투의 세상 여행기 제3화 (푸른 하늘 은하수)

松竹/김철이 2011. 6. 6. 11:06

 하늘 아래 세상의 첫 겨울을 맞은 투투는 몹시 추웠어요. 무심코 옷가게로 들어간 투투는 자기에게 맞을 만한 옷 한 벌을 골라 입고는 가게 문을 열고 밖으로 막 나오려 할 때였어요.   


“우와! 투명 인간이다! 투명 인간이 나타났다! 어디,? 어디,? 저기요! 저기…!”

“귀…. 귀신이다!. 귀신이 어디 있냐! 저.. 저기 저기.. 으악! 정말 귀신이다!”

“아니다 외계인이다!. 무슨 해를 입을지 모르니 어서 달아나자…!”

 

 주위의 사람들이 우왕좌왕 겁에 질려 뛰고 달아나기 시작했어요. 잠시 후 신고를 받은 경찰관들이 총을 든 채 투투를 향해 점점 포위망을 좁혀오는 게 아니겠어요.  

 

“아차! 큰일 났구나. 내가 왜 그걸 생각 못했을까…. 이제 이 일을 어떡하지..”

 

 투투는 순간적으로 스쳐가는 모습이 떠올랐어요. 투투의 모습은 세상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투투가 옷가게에서 몰래 입고 나왔던 옷이 사람들 눈에 띄었던 탓에 소란이 일게 된 것이었어요. 그대로 달아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살 속을 파고드는 듯한 추위에 옷을 벗어버릴 수도 없었어요. 투투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해 하고 있을 때였어요. 어디서 나타났는지 투투 또래로 보이는 한 여자 아이가 건너편 길에 쓰러져 뒹구는 것이었어요.

 

“아이고! 배야! 사람 죽어요! 사람 좀 살려주세요…!”

“애! 너 어디가 아픈 거니,? 너네 집이 어디니…?”

“몰라요. 몰라.. 지금 사람이 다 죽게 생겼는데, 그딴 게 다 무슨 소용이에요. 사람부터 살리고 봐야죠….”

 

 갑자기 나타난 아이가 배가 아프다며 땅바닥에 데굴데굴 뒹구는 꼬마에게 경찰관들의 눈이 모여지는가 싶더니 누군가 갑자기 투투의 옷을 낚아채 골목 안으로 끌어들였어요. 어.. 어.. 하는 사이 골목 안 구석으로 끌려들어 간 투투가 정신을 차려보니 이게 웬일이에요. 투투의 옷을 골목 안으로 끌고 들어간 사람은 마찬가지로 투투 또래의 꼬마였는데 좀전에 골목 밖에서 배가 아프다며 뒹굴던 꼬마와 얼굴도 입은 옷도 똑같았어요.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는 투투를 향해 꼬마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요.

 

슬기: “너, 어디서 온 누구니? 어른들 말대로 투명인간이야? 아님 귀신이야? 그도 아님 외계인이냐?

투투: “ 난, 투투야 도깨비 나라에서 온 투투야

투투: “그런데, 넌 누구니? 누군데 이렇게 도와주는 거니…?”

슬기: “으응 난 슬기라고 해 그리고 저기 경찰 아저씨들 곁에서 배가 아프다고 장난치는 애는 내 여자 쌍둥이 동생 예솔이고….”

투투: “슬기,? 예솔….

투투: “그런데 너 좀전에 네 동생이 장난을 친다고 했는데 그게 무슨 말이니?”

슬기: “헤헤헤…. 그게 말야. 일거양득인 셈이지. 심심해서 장난도 치고 곤경에 처한 너도 구하고 말이야.”

투투: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난 통 모르겠는데….”

슬기: “그게 이렇게 된 거야 예솔이랑 내가  나와 보니 모습도 없는 네가 경찰관 아저씨들에게 쫓기고 있지 않겠니….”

투투: “그런데 모습도 보이지 않는데 무섭지 않았니…?”

슬기: “전혀.. 왜냐고…? 네가 입고 있던 옷을 보아 내 또래쯤 될 거라고 짐작했거든 해서 예솔이랑 쇼를 좀 했었지….”

투투: “넌 이름처럼 마음씨 착하고 슬기로운 아이구나.. 곤경에 처한 날 구해준 너희 은혜를 갚고 싶은데 뭘로 갚니…. 너희 소원이나 내게 원하는 게 있음 말해봐 뭐든 다 들어줄게..내가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말이야….”

슬기: “정말이니,? 그럼 잠시만 기다려줘. 내 동생 이리로 데려올게….”

 

 슬기는 투투와 얘기를 하고 있을 때 좀 전까지 땅바닥을 뒹굴던 예솔이 방긋 웃으며 골목 안으로 들어온 것이었어요.

 

슬기: “내 동생 예솔이야.. 두 사람 서로 인사해….”

투투: “안녕! 난 투투야.. 도와줘서 고마워….”

예솔: “응! 반가워 그런데 넌 어떻게 생겼니,? 도깨비라는 건 좀전에 이리로 오면서 우리 오빠에게 들어 알지만, 말야..”

투투: “너희가 내 모습을 보면 놀랄까 봐 보여주지 못하겠는데, 내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겠니…?

슬기: “괜찮아.. 놀라지 않을게.. 걱정마..”

투투: “정말이지…? 난 너희만 믿고 모습을 드러낸다. 요리 퐁 조리 퐁 얏!”

 

 투투의 이상한 주문과 함께 펑! 하는 소리가 나더니 뽀얀 연기가 피어올랐고 슬기와 예솔의 눈앞에 피부가 울퉁불퉁하고 머리 중간에 작은 뿔 하나가 돋아나 있는 꼬마 도깨비가 이상하게 생긴 방망이를 손에 든 채 우뚝 서 있는 게 아니겠어요. 

 

투투: “괜찮니,? 곱고 귀여운 너희 모습과는 비교도 안되지….”

예솔: “무슨 말이니 너도 귀여워.. 그렇지,? 오빠!”

슬기: “그럼….  우린 친구이니까…. 그건 그렇고 좀전에 네가 우리 소원 한 가지 들어준다고 했었지…?”

투투: “그래 말해봐 내가 들어줄 수 있다면 뭐든 해줄게….”

슬기: “사실은…. 우리 둘은 우리를 낳아주셨던 엄마의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예솔: “우리 엄만 우리 둘을 낳다 잘못되어 우리에겐 얼굴도 한번 보여주지 않고 하늘나라로 가셨데.”

슬기: “그래서 우리 둘은 아빠와 다시 결혼한 새엄마 손에서 자랐고 지금껏 살고 있지만, 우리를 낳아주신 엄마를 한번이라도 만나보는 게 우리 둘의 소원이야.. 그 소원을 투투 네가 들어줄 수 있겠니…?”

투투: “엄마의 모습만 보고 온다는 약속만 해 준다면 가능해….”

예솔: “그래 약속할게 엄마만 만날 수 있다면 네가 시키는 대로 다 할게….”

투투: “좋아 그럼 지금부터 눈을 꼭 감고 두 손을 가슴에 얹은 다음 마음속으로 엄마를 꼭 만날 수 있다고 믿어야 해.. 그리고, 꼭 명심해야 할 게 있는데 말야.. 너희가 엄마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은 꼭 한 시간뿐이라는 거지.. 만약에 한 시간이 넘게 지체되면 너희도 엄마가 계시는 하늘나라에서 돌아올 수가 없게 되는 거야.. 반드시 한 시간만 엄마를 만나보고 돌아온다고 약속할 수 있겠니…?”

예솔: “알았어.. 그 약속 꼭 지킬 테니 빨리 어떻게 해 봐.. 이렇게 눈만 꼭 감고 있으면 되는 거지..”

투투: “그래 그러고 잠시만 기다려 엄마를 만날 수 있을 테니 말이야..”

투투: “요리 퐁 조리 퐁 얍! 슬기와 예솔을 하늘나라로!~”

 

 슬기와 예솔에게 눈을 감게 한 투투는 혼자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이상한 주문을 되뇌며 도깨비 방망이를 땅바닥에 힘껏 내려치자 신기하게도 슬기와 예솔의 몸이 하늘을 향해 두둥실 떠오르는 게 아니겠어요. 슬기와 예솔은 두 눈을 꼭 감은 채 한번도 보지 못했던 엄마를 만날 꿈에 부풀어 환히 웃으며 엄마가 계신 하늘나라를 향해 풍선처럼 바람을 타고 올라갔어요. 티 없이 해맑은 표정으로 엄마를 만나러 가는 슬기와 예솔을 올려다보던 투투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또 다른 세상구경을 하기 위하여 발걸음을 옮겼어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푸른 하늘 은하수 ~ 하얀 쪽배에 ~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 가기도 잘도 간다 ~ 서쪽 나라로 ~”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