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동화

꼬마 도깨비 투투의 세상 여행기 제 4화 (봄이 오는 소리)

松竹/김철이 2011. 7. 4. 10:04

 물레방아 바퀴처럼 쉴 새 없이 돌고 도는 것이 세상이고 세월이라 세상 모든 생명이 추워 벌벌 떠는 겨울도 어느덧 저만치 물러나 앉은 온 누리엔 꽃피고 새우는 새봄의 기운이 깃들기 시작하는가 싶더니 겨우내 추위에 꽁꽁 묶여 있던 시냇물이 자유를 얻어 서로 어깨를 걸고 걸어 신이 난 듯 강으로 흘러만 갔고 살을 예이는 듯한 추위를 피해 겨우내 긴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들도 몇 달 동안 하지 못한 하품이라도 하려는 듯 큰 입을 벌려 하품을 하며 네 다리 길게 뻗어 기지개를 켰어요.

 

온 세상이 갖가지 꽃향기로 물들어 갈 때쯤, 꼬박 일 년 동안 아빠 엄마와 떨어져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머물 곳 없이 혼자 두루 다니며 생활했던 꼬마 도깨비 투투는 세상을 돌면서 어지간히 구경도 했고 투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도와주었으니 이젠 그동안 보고 싶어도 참고 또 참았던 아빠 엄마의 품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도깨비 방망이에 올라 막 주문을 외우려 할 때였어요. 일곱 살 정도 돼 보이는 한 여자 아이가 노란 개나리 향기가 내리는 개나리 나무 밑에 근심이 가득한 얼굴로 쪼그리고 앉아있었어요. 이상하게 여긴 투투가 도깨비 방망이에서 내려와 방망이를 어깨에 메고 여자 아이 곁으로 조심스레 다가가 조용하게 물었어요.

 

투투: “예! 너 무슨 일 있니…?”

아이: “누구니?”

투투: “으응. 난 투투야….”

아이: “투투? 투투가 누구니…?”

투투: “앗 참! 내 소개가 늦었네. 난 하늘나라에서 온 투투야….”

아이: “그럼 사람이 아니잖아. 어머! 무서워라….”

투투: “무서워하지 마 난 나쁜 도깨비가 아니야….”

아이: “뭐! 도깨비? 그럼 넌 도깨비란 말이니…?”

투투: “응,” 

아이: “근데 도깨비라면 도깨비 나라에 있지 않고 왜 사람 사는 세상으로 내려왔니?”

투투: “으응~ 그건 말이야. 내가 살던 도깨비 나라에서 내려다 본 사람들 세상은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웠었어….”

투투: “그래서 아빠 엄마 몰래 사람 사는 세상을 구경하려고 내려와서 일 년 동안 두루 돌아봤는데….”

투투: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아름답긴 하지만, 갖가지 슬픈 일들로 고통받고 아파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투투: “해서 사람들 세상에 머무는 동안 내 힘으로 도울 수 있는 일은 도우려 마음먹었고 몇 사람은 도와준 일도 있어.”

아이: “예! 그렇다고 해서 사람 사는 세상을 너무 나쁘게 여기지 마! 슬픈 일도 많지만, 기쁨 일도 많으니까 말이야….”

아이: “그건 그렇고 도깨비라고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네 모습이나 보면서 얘기하자.”

투투: “놀라지 않겠니…? 네가 내 모습을 본다면 말이야….”

아이: “놀라긴. 내가 얼마나 담이 큰 애라는 걸 모르는구나. 네가….”

투투: “그렇담 네 말만 믿고 내 모습을 드러낼 테니 너무 놀라진 마.”

아이: “그 데게 말 많은 도깨비네 아무 걱정하지 말고 모습이나 드러내 얼마큼 잘 생겼나 보게.”

투투: “알았어…. 잠시만 기다려. 요리 퐁! 조리 퐁! 얏!”

 

 투투의 이상한 주문과 함께 아이의 눈앞에선 순식간에 참으로 신비로운 사건이 일어났어요. 구름같이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금세 어디서 나타났는지 얼굴은 온통 울퉁불퉁한 피부에 머리 한가운데 작은 외톨박이 뿔 하나가 우뚝 솟아나 있고 몸에 걸맞지 않은 옷을 입은 채 아이가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의 꼬마 도깨비가 어깨에 얼굴 피부처럼 울퉁불퉁하게 생긴 방망이 하나를 메고 나타난 것이었어요.

 

아이: “네가 투투니?”

투투: “그래 내가 투투야 그런데 너 정말 놀라지 않는구나!”

아이: “내가 놀라니. 난 너무 놀랬던 일들을 많이 겪어서 이젠 예지 간한 일엔 놀라지 않아….”

투투: “참! 넌 이름이 뭐니…?”

아이: “으응~ 난 연지라고 해.” 

투투: “연지? 이름 예쁜데, 그건 그렇고 연지 너 무슨 걱정이 있니? 좀전에 보니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던데….”

연지: “실은. 우리 할머니 때문에 걱정이야.”

투투: “할머니? 할머니가 왜?”

연지: “아빠가 공사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돌아가신 후 엄마는 돈 벌러 가신다고 도시로 떠나신 후론 연락조차 없는데다….”

연지: “홀로 남아 나를 보살펴 주셨던 할머니마저 병명을 모를 병으로 몹시 앓고 계시니 나 혼자 힘으로는”

연지: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투투: “병원에 모셔가면 되잖아.”

연지: “병원엔들 왜 안 가보셨겠어…. 우리 집엔 돈이 없으니 마을 어른들이 마음을 모아 병원에 모셔갔는데”

연지: “의사 선생님들이 정성을 다해 검사에 검사를 거듭해도 무슨 병인지 병명을 알 수가 없데…. 그래서 정말 걱정이야.”

투투: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마 내가 해결해 줄게.”

 연지: “아니. 네가 어떻게..” 

투투: “아무 걱정하지 말고 내가 하는 대로 지켜보기만 해…. 요리 퐁! 조리 퐁! 얍! 연지 할머니의 병환을 낳게 해라! 얍!~”

투투: “연지야! 다 잘 됐어…. 어서 할머니가 계신 집으로 가봐 할머니께서 병이 다 나으셔서 웃으며 반겨주실 거야.”

연지: “정말? 야 신난다! 어서 집에 가서 할머니 건강해진 모습 봬야지…."

연지: “투투야! 정말 고마워 우리 다음에 또 만날 수 있는 거지…? 그럼 다음에 또 만나 안녕…!”

투투: “그래. 연지야! 할머니 잘 모시고 건강하고 늘 행복하게 잘 지내…. 안녕…!”

 

 투투는 할머니께서 건강해지셨다는 한마디 말에 마치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며 좋아하며 집을 향해 단숨에 달려가는 연지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며  “연지야! 미안해 우린 또 다시 만나긴 어려울 거야 이젠 나도 아빠 엄마 곁으로 돌아가야 하거든….” 혼잣말로 이렇게 되뇌며 아빠 엄마가 계시는 도깨비 나라로 가려고 다시금 도깨비 방망이에 올라탔어요. 온 세상에 물들어 가는 봄이 오는 소리를 기억 속에 소중히 간직하며 사람이 사는 세상과 이별을 하기 위하여….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