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나뭇잎에 적힌 사연

松竹/김철이 2011. 6. 2. 10:11

나뭇잎에 적힌 사연

 

                                 -  松竹/김철이 -


꽃피고 새우는 호시절
몇 달 뒤를 예견한 것인지도 몰라
배부른 가을날
단풍잎 가슴에 붉은 멍이 든다.

 

늘 내어주고도 부족해하는
부모의 정을 보는 듯하다
사계를 늘 푸르게 베푸는
소나무 곧은 정을 느낀다.

 

오동나무 장구 소리가 난다
마주 보고 춤이라도 추어볼 심사인가
그 옛날 기녀들 한 맺힌 사연들
붓도 없이 적어 나아간다.

 

온 팔월 홍등색 열매로 익더니
잊혀져 가는 추억을 되살리려나
동지섣달 기나 긴 밤 추억의 강을 건너
짙은 녹색의 품속에 흰 떡을 쓸어 안는다.

'松竹일반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춘몽春夢   (0) 2011.06.10
가로등   (0) 2011.06.04
고드름   (0) 2011.06.01
하얀 손수건  (0) 2011.05.31
낙엽되어 가는 길  (0) 2011.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