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
- 松竹/김철이 -
암흑 같은 밤하늘
달과 별이 존재함은
외롭기 때문일 거야
생과 사의 기로에서
누구나 혼자 살 수 없듯이
길고 험한 인생길
훈장처럼 달고 가는 건
그 누가 오라고 손짓한 것도 아닌데
매 순간 찾아오는 고독일 테지
가슴 시린 동지섣달 그 흔한
시래기죽 한 그릇 끓여 먹지 못할
그리움도 되겠지
치매에 걸린 건 아닐까
울고 싶은 사월의 봄날처럼 어제는 슬펐지만,
오늘은 마냥 웃고 싶은
팔월의 뜨거운 태양이 되니
인생사 모든 감정 부질없다 하겠네
기쁨도 슬픔도
해동하면 녹아내릴
처마밑 고드름에 불과할 뿐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