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두레박

[마산]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

松竹/김철이 2011. 5. 28. 11:24

[마산]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김정훈 신부(부활 제6주일)

 

 

 

참으로 좋은 계절, 생명의 기쁨과 희망을 노래하는 5월입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 계절에 청소년주일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전 청소년 주일을 지내면서 청소년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함께 느낍니다. 먼저 미안한 마음은 이처럼 좋은 시간들을 너무 공부에만 몰입하게 만들어진 그 현실 때문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학업이 모든 것을 좌우해버리게 되는 현실을 청소년들이 벗어나지 못하게 한 책임 때문입니다. 책임에 한 발 담그고 있는 저 자신이 그래서 청소년들을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마운 마음 또한 있습니다. 현실에만 파묻혀있지 않고 그 안에서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보여주는 청소년들을 보게 되기에 고마운 마음입니다.

겸손한 마음을 가지시기를
나무들이 제법 울창해졌습니다. 나무들의 생명 그 삶의 시간을 인간사에 비추어본다면 한창 10대에서 20대의 청소년기처럼 보입니다. 안으로부터 힘찬 활력과 지치지 않음을 간직한 나무일수록 겨울의 빈가지만 남은 나무들을 존경의 마음과 겸손의 마음을 보아주시기를 감히 청합니다. 겨울의 황량함이 다만 황량한 그것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다 내어놓은 이의 넉넉함과 한가함이라고 여길 수 있는 청소년들이 많아지길 기도해 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살아가는 요즈음 저는 예수님의 시신을 내려놓은 십자가의 그 나무를 봅니다. 곳곳에 예수님의 생채기가 묻었고 예수님의 몸을 뚫어버린 못이 그 몸에 박혔으며 예수님의 몸도 떼어 버렸으니 이제 사람들이 아무 짝에도 쓸 곳이 없다고 아무도 돌보지 않는 나무들이라고 말하는 그 십자나무의 빈 몸을 보면서 한때 모든 것을 품었던 젊은 날의 힘참과 희망의 꿈을 간직했던 그 나무를 돌아봅니다.

겸손으로 어른을 섬기고 동료들을 감싸 안으며 어우러지며 함께 걸어가는 젊은, 참 젊은 청소년기를 보내시기를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기도드립니다.

이제 어른들에게
젊음을 부러워하기에 그리고 사랑하기에 젊음을 결코 되돌릴 수 없음을 알기에 당신들이 겪었던 그 좌절의 시간조차 허락하고 싶지 않은 어른들에게 그것을 겪어야만 어른이 됨을 사랑의 마음으로 그 우왕좌왕하고 부딪히는 그 모습조차 기다려 주시기를 청합니다.

다시 청소년들에게
모든 것을 할 수 있기에 오히려 아무것이나 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할 수 있기에 오히려 하지 못하는 이들을 쓸모없다 여기지 않으며 모든 것을 할 수 있기에 결코 포기하지 않음을 이 땅 모든 젊은이들이 가지길...........덧붙여 예수께서 가지셨던 그 마음을 더 많은 젊은이들이 가지길 기도드립니다. 하느님 때문에 항상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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