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안에 너 있다/안성철 신부(부활 제6주일)
언젠가 텔레비전 인기 드라마에서 나온 “내 안에 너 있다”라는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일이 기억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내 안에 너 있다” 라고 고백함으로써 자신의 사랑을 표현한 이 말이 연인들에게 한때 유행이었지요. 너와 내가 따로 있지 않고 이미 하나임을 뜻하는 이 말을 듣는다면 누구라도 자신이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너희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우리에게 당신의 크신 사랑을 고백하고 계십니다. 성부, 성자, 성령께서 나누시는 사랑의 일치에 우리를 초대하신 것이지요. 사랑이신 성삼위 안에 우리를 같은 사랑으로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늘 당신 마음에 우리를 품고 계시는 그분은 결코 우리를 혼자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이것이 우리가 믿는 복음의 내용인 것입니다. 나와 늘 함께 하시는 주님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고 믿는 것이 우리 믿음의 내용입니다. 그분은 늘 나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이시므로 우리의 모든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시지요.
그분이 이렇듯 나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시니 내가 남몰래 지은 모든 죄와 허물을 다 알고 계시고 거기에 따라 심판하시겠구나 생각하면서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곰곰이 묵상해보면 하느님께서 그만큼 나를 잘아시기 때문에 나를 이해하시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자비로이 받아주신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판단하며 소외시킬 때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에 대해서 어설프게 알거나 잘 모르고 그러는 것입니다. 반대로 그 사람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잘 알고 계시는 주님이기에 오
히려 우리를 변호하시고 지켜주십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버려짐과 소외의 두려움 속에 평화를 누리지 못하고 생명을 등지는 상황에서 주님의 이러한 사랑은 우리에게 큰 희망과 위로를 줍니다. 우리 또한 예수님의 사랑에 응답하여 그분을 우리 마음속에 모셔야 할 것입니다. 이런 관계에 이르렀을 때 사도 바오로의 고백처럼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갈라 2,20).
우리는 그분의 깊은 사랑에 한없는 감사를 드리며 우리 또한 주님 사랑에 사랑으로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가장 큰 계명인 사랑을 실천한다면 성부의 마음과 예수님의 마음과 성령의 마음이 내 마음과 완전히 하나가 되는 일치의 기적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그분의 계명에 따라 사랑을 실천한다면 주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물러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사랑은 너와 내가 하나 되는 그런 일치적 사랑입니다. 너와 내가 따로 있지 않고 완전히 하나로 존재하는 삼위일체적 사랑! 그 누구도 끊을 수 없는 뜨거운 사랑!
오늘 그 사랑을 깨닫고 살아갈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을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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