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참된 벗 되어주기/연중 제 17 주일
“자신의 불편함과 귀찮음을 이겨내는 자그마한 노력들 속에서 모두가 다 기뻐하고 웃을 수 있는 기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한밤중에 찾아온 친구를 위해 잠자리에 든 친구의 집 문을 두드리며 빵 세 개를 얻고자 하는 벗의 모습을 말씀해 주십니다. 불편함과 귀찮음을 상관하지 않고 친구를 위해 애쓰고 있는 벗의 모습은 마치 죄악으로 가득한 나머지 파멸을 눈앞에 둔 소돔을 위해 주님께 용서를 빌고 있는 아브라함과 같습니다.
가족이 아닌 이웃이, 그리고 친구가 자신을 위해 이러저러한 희생과 노력을 기꺼이 감수하고 있음을 알게 될 때, 그 고마움과 행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 중에 있을 때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청소년수련관에는 ‘방과 후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6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매일 찾아와 함께 공부하고 놀기도 합니다.
매월 초마다 인사 잘하는, 친구 도와주는, 노력하는, 편식 안하는, 책 많이 읽는 친구를 선정하여 선물을 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선물을 받기 위해서 그렇게 노력할런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화장실에 들어가면서 인사하고, 볼일 보고 나왔을 때에 또 인사할 정도로 인사성이 밝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저러다 허리가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도 합니다. 또한 식탁을 닦고 설거지를 할 때에도, 다쳐 불편해 하는 친구의 옆에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면 싫어하는 표현 없이 웃으며 잘합니다.
언젠가 방과 후 아카데미 선생님이 굉장히 기뻐하는 모습으로 전해 준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한 학생이 학교 담임선생님께서 자기에게 ‘학교에서 인사 제일 잘하는 학생’이라고 칭찬해 주셨다고, 그래서 이렇게 칭찬받을 수 있게 해 주셔서 방과후 아카데미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인사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불편함과 귀찮음을 이겨내는 자그마한 노력들 속에서 모두가 다 기뻐하고 웃을 수 있는 기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중재자이신 예수님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잘못을 용서받았고 구원받았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거저 주어진 은총이며 행복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그러하셨듯이 우리도 친구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벗이 되기를 요구하십니다.
김종광 사도요한 신부 강원도 청소년수련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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