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 松竹 / 김철이 -
이 세상 올 때는 따로이 왔더라도
이 세상 떠날 땐 몇 십 년 마주 잡은 손
꼭 잡아 놓지 않고 가노라면
천리인지 만리인지 몰라도 정녕.
외롭지 않겠지요
세상살이 힘겨워 가슴앓이 할 때에도
살림살이 힘들어 속 울음 크게 울어 지칠 때에도
피맺힌 살점이라도 떼어 드릴지라
고통 잃어 그대 가슴에 얼굴 묻어 울 수 있어
감사할 수 있겠지요
잘 때에도 깰 때에도
애수찬 당신의 눈빛을 바라볼 때에도
세상 걱정 다 잊을 수 있음에
지구상 큰 행복이라 하겠지요
지금 이 순간 세상 종말이 찾아온다 하여도
그늘진 응달의 한 송이 이름없는 꽃으로 피어 지지 않으려
당신 가슴속 깊은 잠 잘 수 있음이 정녕.
큰 축복이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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