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초(浮草)
- 松竹 /김철이 -
이승에서 못다 이룬
어느 임께 향한 눈물겨운 그리움이
천상에서나마 이루려 애달게 피는
비운의 화신이련가
삼국통일 구실삼아 사비성 짓밟는
18만 나당 연합군 말발굽 거친 소리를 피해
나라님께 향한 충정으로
낙화암 깊은 물 속 아낌없이 내던지는
삼천 궁녀 넋이련가
세상 너른 땅 다 놓아두고
뿌리도 없을 물 위의 부평초처럼
한 줌 토양조차 먹지 못한 채
물 위 혼이 되어 색깔도 모를 꽃으로 핀다
물이 좋아 물에 사는가
양귀비 하루의 동창을 열어 화려한 꽃웃음
이 세상 큰 대지위에 고이 바치려 할 때
부초는 한순간 운명도 모른 채
여린 가슴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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