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 松竹 / 김철이 -
막 하루를 마감할 시간쯤
고운 빛깔로 피어나 하룻밤 하얗게 지새울
밤메꽃 작은 꽃잎에
수 십 년 해묶은 소망을 심어
하룻밤 고이 잠재운다
가장 먼저 새 세상을 감상이라도 하려는 듯
잉크빛 꽃물 한껏 머금은 채
하루의 창을 열어 세상에 바치는 나팔꽃처럼
어젯밤 고이 잠재운 해 묵힌 소망을
나팔꽃 여린 꽃잎에 새겨 하늘로 빌어 올린다
이 날의 한을 풀려
반평생 세상 그늘진 곳 즐겨 살았고
이 순간 원을 풀려
반 백발 혼에 심어 길러오던 반 백 년 소원을
머리 풀어 하늘로 치솟는 새벽 안개 넋에 실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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