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내리는 눈
松竹/김철이
지난겨울
얼마나 큰 아픔의 업이 있었기에
쉬 떠나지 못한 채
가슴에 타다 남은 재가 되어
저다지도 희게 내리는가…
우수 경칩 바로 코앞인데
지난 시절의 사슬에 묶여
떠나려 하는 임의 발목을
하얀 눈물로 잡으려 하는지
입춘도 지난 지 오래
산기슭마다 봄의 기운이 메아리치는데
무슨 한이 그리도 많아
새순 트는 나뭇가지마다
새하얀 눈물의 수를 놓을까
여보소! 벗님네요.
돌고 도는 것이
세상이고 시절이라
가는 시절 있으니
오는 시절도 있으리
이다음 오실 적에
벗 되어 다시금 걸판지게 놀아 드리리니
사무친 한일랑
얼음 풀린 강물에 씻어 내리고
다시 만날 그날까지
편히 떠나가소
2010, 3, 2 松竹鐵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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