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醉客)
- 松竹/김철이 -
돈다. 돈다. 땅이 돈다.
이놈의 세상 살아가기 힘겨워
뱃속의 간마저 빼놓고
돌아가는 회전의자 노예가 된다.
차라리 눈이라도 감고 싶어
세상 풍상 한 잔 술잔에 담고
오징어 다리 질근 거리며
게슴추레 실눈을 뜬다.
비탈길 험한 길 가다 보면
평탄한 길도 나오겠지
눈곱만 한 기대마저 외면하는 세상이 싫어
갈지자걸음을 걷는다.
어차피 인생은 외로운 길
빈손으로 갈 길인데
지녔던 것 다 털어놓고
욕심 없는 하루살이 생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