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언약
- 松竹/김철이 -
백 갈매기
푸른 파도 위에 노래지어 부를 적에
텅 빈 가슴으로 숱한 세월 살아온
두 마음
진한 앵두빛 사랑의 씨앗 몇 알
텅 빈 가슴 뜨락에 뿌려놓고
짙은 그리움 하나로
긴 시간
두 마음 가슴 아픈 지난 과거의 책갈피 길게 펼치어
재회의 기쁨으로 마음 시린 상처 쓰러 내릴 적에
밤바다 위에 떠돌던 몇 점 뱃고동도
기구한 사연 사연에 목이 메고
서로 어깨를 걸고 걸어
기약없는 여행을 떠나던 물살들도
두 마음
아픈 상처 달래주기라도 하듯
조잘대며 흐르니
등대불 깜빡이는 하룻밤의 역사도 깊어만 가고
밤이 가고
다시 하루해가 동터 오를 즘이면
또 하루의 역사는 이 땅에 기록이 되고
지난밤의 숱한 이야기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 가겠지만
두 마음 사랑은 짙어만 가기에
연한 먹물빛 커텐을 살며시 제쳐 내리고
해맑은 미소로 하루를 열려 하던
햇살도
온 누리 잔잔히 부서져 내리는 살빛으로
두 마음 재회를 축하하며
또 다른 언약 굳게 지켜지기를 빛살 내려 기원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