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 松竹/김철이 -
깊은 밤 곤히 자다
푸른 새벽 안개 거칠 쯤이면
하얀 눈 부시시 비비어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는
나팔꽃 연푸른 꽃 미소 가득히 문을 연다.
새하얀 속살을 드러낸 여인처럼
시골 농가 인심이 그리워 찾아들었을까…
홑꽃, 겹꽃으로도 부끄러워 하얗게 질리는
접시꽃 마음으로 사물을 대접한다.
둥근 세상 둥글게 살라는 특명이라도 받은 것인가,
자색 달걀꼴 꽃 자태 곱게도 피는
라일락 아름다운 맹세처럼 년년이 한없는 모정이 되어
세상 생명들 더욱 푸르게 젖 물려 키운다.
톱니바퀴마냥 삐걱거리며 도는 세상 중에
하지라는 이름을 등에 업어 긴 낮을 살던
인생들 더위에 지쳐갈 적에
시계꽃 성스러운 사랑을 세상 지은 이에게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