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뜸부기

松竹/김철이 2008. 6. 27. 23:53

◐ 뜸부기 ◑ - 松竹 / 김철이 언제부터인가 기억속 한 귀퉁이 무척이나 아름다움으로 살아 숨 쉬는 새하얀 깃털의 소유자를 찾아서 이미 세월속 저 켠에 잠자는 이들 하나씩 깨워 몇 십 년 옛날로 달아난다. 어쩌다 순박한 농심들의 천적이 되었는지 우리 어머니 날 업어 논둑 거닐며 부르던 노래 속에도 우리 아버지 날 안아 강둑 노닐다 흘리던 눈물 속에도 한 마리 고운 새 되어 연한 살빛 꼬리를 흔든다. 어느 부모보다 자식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우리 부모, 후세를 위해 헌신적 희생을 하는 말 못하는 한 마리 새의 날갯짓 교훈을 삼아 철부지 아들의 귓전에 한없이 속삭인다. 내일쯤이면 뜸부기 고운 노랫소리 논에서 들을 수 있을텐데 우리 부모 노랫소리 어디에서 들을까… 차라리 생각 옅은 새의 기억이 되어 푸른 벼 출렁이는 7월의 논두렁 숨차게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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