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부들

松竹/김철이 2008. 6. 26. 00:13

부들 - 松竹 / 김철이 - 지어내시고 생명 주신 이에게 충성하고파 찾는 이 거의 없지만 긴 창 높이 세워 한 시절 지키다 이름없는 꽃으로 쉬 시들어가는 가엾은 솜털 비록 초라하지만, 꽃으로 피고 싶어 화려하지도 어여쁘지도 않은 원기둥 외떡잎 대열도 알맞게 피다마는 초라한 솜꽃 어긋난 인연인가 잎새도 어긋나게 온 유월 작은 물줄기 생명수 삼아 의지도 강하게 하늘 향해 기상 높이 세워가는 조용한 생명 세상이 좋고 벗이 좋아 여러 해 살다 가려 했건 만은 찾아주는 이 없고 알아주는 이 없으니, 이름 모를 물 위에 생명을 지워가는 겸손한 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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