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버들강아지(1)

松竹/김철이 2008. 6. 18. 19:00

♤ 버들강아지(1) ♤ - 松竹 / 김철이 - 고운 빛새 몇 마리 날개도 없이 흐르는 강가에 내려앉아 무색 무표정의 부리로 쪼아 세상 뒷켠에 조용히 피다. 질 화려하지 않은 꽃 뿌리를 심는다. 여린 뿌리 겨드랑 밑 노란 빛깔 가지를 내어 금방 져버릴 녹색의 털옷을 벗어버린 채 한으로 남을 한 생을 키운다. 바소꼴 뾰족한 잎새 거꾸로 세워 고운 잎자루 작은 얼굴 흰빛 잔털 피우다 지워 또 다른 사연이 돋아날 강가에 연약한 한 삶을 피우다 지운다. 4월의 겨드랑이 자주색 단성화로 돋아 누구도 쉬 알아주지 않는 발자취 크게 하여 무심히 흘러가고 말 강물처럼 강둑 흙 알갱이 움켜쥐어 나약한 꽃잎을 꾸며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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