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봄씨

松竹/김철이 2008. 6. 17. 00:39
      ♤ 봄씨 ♤ - 松竹/김철이 - 시절의 전쟁에 패한 패잔병이라도 된 듯 추운 잔바람 나뭇가지 속살을 파고드는데 먼 여행을 떠났던 빛새 몇 마리 부리도 곱게 언 땅 쪼아 노오란 개나리 봄씨를 심는다. 몇 중대 몇 소대 소속일까… 선전포고도 없이 잔설 내려 쉬던 땅 침범하여 장진도 하지 않은 총탄을 마구 퍼부어 빠알간 진달래 봄씨를 피운다. 몇 달 며칠 편히 쉬던 개울물 흐르는 소리 늦잠자던 개구리 깜짝 놀라 허둥지둥 봄맞을 준비에 긴 하품을 하니 하이얀 벚꽃 봄씨로 웃는다. 뒷동산 아지랑이 일곱빛깔 무지개로 피는데 나물케는 처녀들 그칠줄 모르는 웃음은 산기슭 진동하는 산메아리되어 온 산을 구르니 파아란 둥글레 봄씨로 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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