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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1) (꾼과 쟁이 중에서) 창작과 의식

松竹/김철이 2008. 5. 20. 00:34
할미꽃(1) 
                 - 松竹 / 김철이 -

동지섣달 엄동설한 호된 겨우살이
온 대지 아직 생명 없을 적
누런 풀밭 이랑마다
연초록 꽃대 하늘 향해 세우고
여섯 장 꽃받침 받쳐 들고
남쪽 땅 바라보는
한 맺힌 영혼(靈魂)

4월의 대지 이름없는 산하에
매서운 북풍한설 추울까봐
초라한 자주색 털목도리
꽁꽁 꽃잎 동여매어
5월의 땅을 향해 만개하는
암자색 사랑의 화종(花終)

긴 달걀모양 꽃자루 크게 열어
후손 위한 지극 사랑 자손만대 갈까 만은
이승에서 못다 한 자손 향한 지극정성
저승에선 못 이루랴
백발(白髮) 되어 피어나는
흰 사랑의 굴레

허리 굽어 할머니인가
젊어서도 할미꽃
늙어서도 할미꽃
손녀 향한 진한 그리움 떨칠 길 없어
여러 해 피다 지는
할머니 큰 모정(慕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