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시집

시계 (꾼과 쟁이 중에서) 창작과 의식

松竹/김철이 2008. 5. 18. 00:55
시계

                    - 松竹 / 김철이 -

밤새 한잠도 못 잔 채 불침범을 서느라
피곤도 하련만
이른 아침부터 쏟아놓는 수다는
세상 역사를 한점씩 새겨간다.

세상에서 가장 힘센 장사도 아니면서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잠자는 이 흔들어 깨우고
잠깬 이 편히 잠재워 놓는다.

온 종일 물도 없는 물레방아처럼
세상사 숱한 고뇌와 번뇌를
한등에 업어
이 세상 오는 이 마중하고 가는 이 배웅하며
지상과 지하에 봉사와 희생의 꽃씨를 심는다.

위상도 높아라
세계 한가운데 우뚝 솟은 빌딩마냥
세계 역사 속에 내로라 위상 세워가는 지도자들
아무런 직위도 없이 지배하여
세상 민초들 가슴에 평등을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