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아침편지 문화재단 596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확고한 사실이 있다. 기초가 튼튼해야 튼실한 구조물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적조식 건물의 경우 아무리 설계도가 좋고 부지가 있어도 벽돌이 없으면 집을 지을 수 없다. 현대사회에서는 지식과 정보가 그 벽돌 역할을 한다. 하지만 벽돌만 쌓는다고 집이 되는 게 아니다. 설계도면과 땅이 필요하며 어떤 집을 지을지에 대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 이를 체계화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 김경집의《6I 사고 혁명》중에서 - * 모래로는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 시멘트를 섞어 벽돌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안됩니다. 땅이 있어야 하고 설계도면이 필요합니다. 과거 경험, 능력, 비전에 상상력이 더해져야 좋은 설계도면이 나올 수..

고도원 편지 2021.08.11

나무도 체조를 한다

나무도 체조를 한다 나무야, 하루 종일 서 있으면 지루하지 않아? - 괜찮아. 우리 심심한데 몸풀기 체조하자 - 좋아. 자, 나 따라서 시작해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어때, 시원하고 재밌지? - 그래, 그래. 지루함도 졸림도 싹 날려준 바람아 정말 고마워! - 조오복의《행복한 튀밥》중에서 - * 한자리에 꼼짝없이 서 있는 나무에게 바람이 다가와 말을 겁니다. 그래서 흔들흔들 몸풀기 체조가 시작됩니다. 나무도 때로 바람과 더불어 체조를 합니다. 그래야 지루함도 졸림도 날아갑니다.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때때로 몸을 풀어야 합니다. 정신도 함께 맑아집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1.08.10

슬픈 일

슬픈 일 기자가 '기레기'라는 말을 들어도 되는 사회라면 그 사회가 거대한 쓰레기장이라는 얘기다. 오랫동안 신문기자들은 정치권력에 순응하든 저항하든 월급이 많든 적든 엘리트 집단이었는데 좋은 의미의 엘리트 의식이 사라지는 건 슬픈 일이다. - 조선희의《상식의 재구성》중에서 - * 사노라면 슬픈 일이 많습니다. 그 슬픔이 개인을 넘어 사회적 병리로 이어지는 상황이라면 보통 슬픔이 아닙니다. 진실의 전달자이자 기록자여야 할 기자가 '기레기'로 불리고, '무관의 제왕'이란 엘리트 의식조차 스스로 잃어가는 것은 더욱 슬프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언론이 바뀌고 기레기가 사라져야 슬픈 일이 줄어듭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1.08.09

빈둥거림의 미학

빈둥거림의 미학 느리게 살기를 시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느려졌다. 빠른 리듬을 몸과 마음이 따라잡을 수가 없다. 빈둥거리듯 지내면 바쁠 때와는 다른 그림들이 보인다. 다시는 쫓기듯 바쁘게 살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이걸 알게 될 때면, 이미 바쁠 일이 없게 된다는 사실에 허허로운 웃음을 짓게 된다. - 양희은의《그러라 그래》중에서 - * 몸의 속도는 스스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빨리 달릴 수도 느리게 기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 어쩔 수 없이 속도가 느려집니다. 나의 몸의 속도가 떨어지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습니다. 가끔은 작정하고 빈둥거려 보고도 싶습니다. 그러려니 건강하게 나이 들어 가야겠다 싶습니다.

고도원 편지 2021.08.07

성냄(火)

성냄(火) 성냄은 대상을 '싫어하는' 특성이 있는 정신 현상으로 적의, 악의, 우울, 분노, 짜증, 절망, 허무, 공포, 슬픔, 스트레스, 질투, 인색, 후회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성냄은 대상을 싫어하는 마음이므로 대상을 향해 거칠고, 잔인하고, 포악한 행위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냄은 사람들을 현재보다 더 나쁜 상태로 타락하게 합니다. 자신이 쌓아 온 공덕을 한순간에 사라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 일묵의《화, 이해하면 사라진다》중에서 - * 성냄은 불(火)입니다. 내 마음 안에 불이 타인에게 적의와 악의로, 때로는 절망이나 슬픔으로 번집니다. 단 한 번의 성냄이 사람을 포악하게 만듭니다. 잘 쌓은 공덕을 무너뜨리고 사람 관계를 더 나쁜 상태로 악화시킵니다. 그러나 성냄을 승화시킬 ..

고도원 편지 2021.08.06

진실이 가려진 최악의 경우

진실이 가려진 최악의 경우 진실은 어떤 때는 화창한 날의 풀밭처럼 누구 눈에나 보이는 그런 것이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엔 컴컴한 무덤에서 불우한 희생양과 함께 영원히 썩고 있을 수도 있다. - 조선희의《상식의 재구성》중에서 - * 진실은 가릴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진실이 최악인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그 때문에 억울한 사람, 한 맺힌 사람, 생명을 잃는 사람까지 생깁니다. 가려진 진실을 드러내는 일에 목숨 거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우리가 사는 세상이 화창한 풀밭이 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1.08.05

동포에게 고함

동포에게 고함 동포에게 고함. 내가 한국 독립을 회복하고 동양 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3년 동안 풍찬 노숙 하다가 마침내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이곳에서 죽나니 우리 2천만 형제자매는 각각 스스로 분발하여 학문에 힘쓰고 산업을 진흥하여 나의 끼친 뜻을 이어 자유 독립을 회복하면 죽는 자 여한이 없겠노라. - 강병인의《나의 독립》중에서 - *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어록입니다. 의로운 죽음을 앞두고 면회 온 한 변호사를 통해 남긴 '2천만 동포에게 고함'입니다. 삶을 초월하고 죽음을 넘어선 의연함으로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의 처절한 표현입니다. '2천만 동포'가 이제는 7천5백만이 되었습니다. 그 모두의 가슴에 타오를 영원한 불꽃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1.08.04

코로나로 드러난 한국 사회의 강점과 약점

코로나로 드러난 한국 사회의 강점과 약점 코로나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선진국에 대한 고정관념을 흔들어놓았다. 한국은 선진국을 배우고 따라잡으며 여기까지 왔지만 이제 배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우리를 따라 배우는 나라들에게 기준을 제공하는 역할이 주어지기도 하는 때가 온 것이다. 동시에 이 팬데믹은 위기를 맞는 한국 사회의 작동 방식을 집약적으로 드러낸 테스트 베드였다. 강점과 약점, 꽉 찬 곳과 모자란 곳, 건강한 곳과 아픈 곳이 체크되었다. 정치, 행정, 미디어가 각기 그 수준을 드러냈다. - 조선희의 《상식의 재구성》 중에서 - * 큰일을 당하면 한순간에 많은 것이 드러납니다. 민낯 그대로의 모습이 여실히 보입니다. 스스로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저력도 드러나고 오랫동안..

고도원 편지 2021.08.03

희망이란

희망이란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루쉰의《고향》중에서 - * 그렇습니다. 희망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도 생겨나는 것이 희망입니다. 희망은 희망을 갖는 사람에게만 존재합니다. 희망이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고, 희망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실제로도 희망은 없습니다. (2001년 8월1일 앙코르메일)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1.08.02

'GO'와 'STOP' 사이에서

'GO'와 'STOP' 사이에서 운전을 처음 시작했을 때 읽은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레이크를 제때 밟는 일'이라는 조언을 접한 적이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제때 멈출 수만 있다면 많은 갈등과 번민을 피할 수 있다. - 조은강의《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중에서 - * 비슷한 조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브레이크를 잘 못쓰는 차는 피해가라' 속도를 줄이기 위해, 방지턱을 넘기 위해, 앞 차와 간격을 늘리기 위해 적절히 써야 하는 중요한 기술이지요. 하루에도 수없이 'GO'와 'STOP'사이를 선택하는 것이 삶입니다.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쓰고 계신가요? 고민을 너무 오래 안고 있지 않기를, 급발진은 모두에게 위험하니까요.

고도원 편지 2021.07.31

부모의 가슴에 박힌 대못 수십 개

부모의 가슴에 박힌 대못 수십 개 부모님의 가슴에 대못 수십 개 박지 않고 어른이 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마디의 말로 사람들의 가슴에 회한과 슬픔 그리고 따뜻함을 동시에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 "어머니" 또는 "아버지"가 아닐까 싶다. - 마이런 얼버그의《아버지의 손》중에서 - * 부모로부터 상처받은 자식들 많습니다. 자식들로부터 상처받은 부모들도 많습니다. 기막힌 일이지만 현실입니다. 무슨 연유로 그럴까요? 가장 가깝기 때문입니다. 멀리 있으면 부딪칠 일도 긁힐 일도 없습니다. 가까우니까 부딪치고 긁히고 서로 대못을 박습니다. 가슴에 박힌 아픈 대못이 수십 개지만 어머니 아버지 이름을 부를 때마다, 자식들의 얼굴을 떠올릴 때마다, 눈물이 나는 까닭은 ..

고도원 편지 2021.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