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없는 기도 내 일생 동안 편지로 집을 지었네 사랑의 무게로 가득한 사계절의 집 나는 저세상으로 다 이고 갈 수도 없고 세상에 두고 가면 누가 다 읽을까? 이 많은 사랑의 흔적 어떻게 버릴까 오늘도 고민인데 편지의 집 속에 사는 이들이 나를 향해 웃다가 울다가 노래하다가 마침내 내 안에 들어와 우표 없는 기도가 되네 - 이해인 시집《희망은 깨어있네》에 실린 시〈편지의 집〉전문 - * 이해인 수녀께서 저에게 주신 시 같네요. 지난 20년 동안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쓰면서 지은 집이 '깊은산속 옹달샘'이고, 그 집에서 오늘도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편지는 마음으로 쓰는 글입니다. 편지를 쓰다 보면 어느덧 글이 내 안으로 들어와 우표 없는 기도가 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