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아침편지 문화재단 672

한 마리 개(犬)

한 마리 개(犬) "오늘 정말 신나게 놀았네, 그렇지?" 보바는 내 무릎에 머리를 올려놓았고 나는 보바의 몸을 쓰다듬었다. 보바는 양쪽 눈썹을 짧게 번갈아 올려보더니 금방 잠들었고 나지막이 코를 골았다. 누가 뭐래도 나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보바가 자기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 줄 안다는 사실을,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래서 내 인생까지 아름답게 만들었다. - 디르크 그로서의《우리가 알고 싶은 삶의 모든 답은 한 마리 개 안에 있다》중에서 - * '보바'라는 이름의 한 마리 개가 사람을 변화시킵니다. 반려견은 이미 짐승이 아닙니다. 어쩌면 사람보다 더 가깝고 친근한 벗이자 가족입니다. 덕분에 사람들의 하루를 행복하게 하고 인생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저에게도 '봄', '여름', '가..

고도원 편지 2022.11.11

행복한 미래로 가는 길

행복한 미래로 가는 길 정치와 미디어의 이다음은 무엇인가. 또 다른 종류의 국가적 위기가 닥쳤을 때 대중의 불안과 혼란을 가중시키는 쪽보다는 좀 더 책임 있는 역할을 해주는 정치와 미디어, 그 행복한 미래로 가는 길은 어느 쪽일까. - 조선희의《상식의 재구성》중에서 - * 흔히 국가의 백년대계를 '교육'이라 합니다. 미래 세대의 미래를 책임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에 우선되는 백년대계는 무엇일까요. '정치'와 '언론'입니다. 우리 모두의 현재는 물론 미래의 행복을 좌우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책임이 막중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11.09

아이를 현명하게 키우려면?

아이를 현명하게 키우려면? 내가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지만, 아이에게 그냥 뭔가를 가르치는 것보다 소크라테스에 관한 소소한 일화들을 들려주는 것이 훨씬 더 큰 효과가 있었다. 그런 일화들은 현명하게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 보도록 자극을 주었다. - 도널드 로버트슨의《로마 황제처럼 생각하는 법》중에서 - * 모든 아이를 소크라테스로 키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에 관한 소소한 일화들을 들려줄 수는 있습니다. 그 소소한 일화가 아이들의 지적 감각을 일깨워 보다 더 현명하게 키워낼 수 있습니다. 말로 가르치는 것보다 삶으로 보여줌으로써 스스로 깨달아 알게 하는 것이 진정한 스승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11.07

심각성

심각성 모든 내부 문제는 암과 같아서 초기에는 드러나지 않고, 구성원들은 그 심각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 시스템이 완전히 곪아 복구가 불가능할 때가 되어서야 깨닫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사태를 두고 마치 우연에 의해 일어난 재해인 양 말했고 이 일을 계기로 뭔가 획기적인 개선이 있을 것처럼 굴었다. 하지만 우리 팀 대부분의 의견은 같았다. '터질 일이 터진 것뿐이다' 그것이 우리가 보는 명확한 현실이었다. - 이국종의《골든아워 2》중에서 - * 가장 위험할 때는 언제인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할 때입니다. 시스템이 망가지고 곪아 터진 다음에야 심각성을 알아차린다면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더 위험한 것은 일이 터진 다음에도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한데 시간이 지나면서 흐..

고도원 편지 2022.11.04

편가르기

편가르기 우리 인간은 참 편을 가르고 상대편에게는 빗장 걸기를 좋아하네 경계를 짓고 울타리를 치는 일들이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아마 인간 삶의 자리 태초부터 아니었을까? - 김성호, 류해욱 신부의 연작시집 《햇살 속 그리움 그리고 영성》에 실린 시 중에서 - * 인간의 역사 속에 '내 편' '네 편'은 언제나 존재했습니다. 오늘도 편가르기는 피할 수 없는 인간사입니다. 그러나 너도 나도 하나가 되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큰 어려움을 당했을 때입니다. 일단 뭉쳤다가 다시 갈라서도 늦지 않습니다.

고도원 편지 2022.11.02

아비규환

아비규환 항구는 여러 곳에서 급파된 의료진으로 분주했으나 구조된 사람은 없었다. 현장을 아는 사람도 상황을 파악하는 사람도 없었으며 지휘자도 지시도 없는 그저 아비규환의 광경이었다. 그런데 배가 다 가라앉고 나니 모든 것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속에서 욕지기가 솟아올랐다. 발밑이 허물어지는 것 같았다. 그래... 이게 한국 사회 기본 체력이지... - 이국종의《골든아워 2》중에서 - * 이태원 핼러윈 대 참사.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광경입니다. "어찌 이런 일이..." 현장의 많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뛰고 분주했으나 엄청난 사망자 숫자에 그저 비통할 따름입니다. 졸지에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고, 청천벽력 같은 비보에 망연자실해 있는 유가족들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우리 사회의 기본 체력을 다시금 철저히 점검..

고도원 편지 2022.10.31

겸손한 성품

겸손한 성품 나는 할아버지 베루스에게 온유하고 평정한 마음가짐을 배웠다. 아버지가 남기신 명성을 듣고 나는 남자다우면서도 겸손한 성품을 배웠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명상록》중에서 - * 불후의 명상록을 쓴 로마 황제에게는 좋은 멘토가 있었습니다. 온유와 평정심을 가르쳐 준 할아버지, 겸손한 성품을 깨우쳐준 아버지. 최고의 가정교사이자 위대한 스승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10.28

사람 사이 간격

사람 사이 간격 사람 간의 거리는 공간의 밀도를 결정한다. 공간의 밀도는 그 공간 내 사회적 관계를 결정한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바꾸었다. 가까웠던 사람들도 멀리 떨어지게 만들었다. 사람 간의 간격이 바뀌자 사람 간의 관계가 바뀌었고, 사람 간의 관계가 바뀌자 사회도 바뀌고 있다. - 유현준의《공간의 미래》중에서 - * 사람 사이 간격에는 '몸의 거리'와 '마음의 거리'가 있습니다. 이 둘은 서로 깊은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고, 마음이 멀어지면 몸은 더 멀어집니다. 코로나가 몰고 온 예기치 못한 현상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코로나에 끌려다닐 수는 없습니다. 사람 사이 몸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리움, 간절함은 더 커져 코로나 이전보다 더 사랑할 수 ..

고도원 편지 2022.10.26

어떻게든 살아가는 법에 관해서

어떻게든 살아가는 법에 관해서 무엇보다 나는 희망과 희망의 부재 그리고 어떻게든 살아가는 법에 관해 말하고 싶었다. 다시금 내게 주어진 한차례 기회에 관해서 그리고 기회는 당신이 가파른 내리막으로 가려고 할 때조차 불순물 가운데서 부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이야기는 언제든 예상과 다르게 흐를 수 있는 법이다. - 게일 콜드웰의《어느 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중에서 -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이 있지요? 그 어떤 절망적 상황에서도 사는 방법은 있습니다. 조건이 있습니다. 희망을 갖는 것입니다. 희망을 잃지 않으면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곳에서 새 길을 발견합니다.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오르막을 만납니다. 일생에 단 한 차례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

고도원 편지 2022.10.24

아름답게 시작하라

아름답게 시작하라 시작부터 '아름다움' 속에서 시작하라. 아름답게 시작하는 것이 바로 수련이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아름답게 변해가는 것은 다른 수많은 기술을 얻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경지이다. 찰나의 순간 속에서도 삶에 힘을 불어넣는 일이 발생한다. - 리사 카파로의《소마 지성을 깨워라》중에서 - *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요. 문제는 어떻게 시작하느냐입니다. 아름답게 시작해야 끝도 아름답습니다. 아니다 싶으면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 좋은 방향으로! 더 아름답게! (2015년 10월29일자 앙코르메일)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10.21

반추(反芻)

반추(反芻) 관 속에서 잠자듯 평화롭게 누워 있는 남준을 바라보며 나는 그와의 삶을 하나둘 반추해 보았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있었다. 내 옆에 있으되 내가 온전히 차지할 수 없는 남자인 것 같아 가슴 졸인 시간은 또 얼마였던가. - 구보타 시게코의《나의사랑, 백남준》중에서 - * 때때로 반추가 필요합니다. 잠깐 멈추어 되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 다음에 하는 반추의 시간도 의미 있지만, 그보다는 살아있을 때 반추가 더 좋습니다. 둘 사이를 더 성숙시켜 줍니다. 더 깊이 사랑할 수 있습니다. (2015년 10월5일자 앙코르메일)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10.14

꽃잎만 할 수 있는 사랑

꽃잎만 할 수 있는 사랑 꽃잎은 바람에 흔들려도 바람을 사랑합니다 꽃잎은 찢기고 허리가 구부러져도 바람을 사랑합니다 꽃잎은 바람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바람이 불면 꽃잎이 떨어집니다. - 소강석의 시〈꽃잎과 바람〉중에서 - * 꽃잎은 모든 것을 바람에 맡깁니다. 바람 때문에 흔들리고 구부러지고 땅에 떨어져도 바람을 탓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사랑이라면 그야말로 '꽃잎 같은 사랑'입니다. 오로지 꽃잎만 할 수 있는... (2019년 10월25일자 앙코르메일)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10.12

곰팡이가 핀 '작은 빵 네 조각'

곰팡이가 핀 '작은 빵 네 조각' (나치 강제수용소인) 비르케나우에 있을 때 한 여자가 죽어가면서 내게 손짓했다. 그러고는 손에 쥐고 있던 곰팡이가 핀 작은 빵 네 조각을 주며 들릴 듯 말 듯 작은 소리로 내게 말했다. "먹어. 넌 젊잖아. 살아남아서 여기서 일어난 일을 증언해. 꼭 얘기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세상에서 일어나지 않게." - 마그다 홀런데르-라퐁의《빵 네 조각이 전해준 살아갈 이유》중에서 - * 곰팡이가 핀 작은 빵 네 조각. 한 사람이 죽어가면서 건네준 그 작은 선의가 다른 한 사람을 살리고, '역사의 산 증언자'가 되게 했습니다. 작은 빵 한 조각이 때로는 생명줄이 됩니다. 사랑의 증표가 되고, 역사의 증언자로 만듭니다. (2015년 10월8일자 앙코르메일)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10.10

그대를 만난 뒤...

그대를 만난 뒤... 인생 역전. 인생 역전이라는 말은 나와 상관없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대를 만난 뒤 인생 역전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일상, 새로운 세상, 무엇 하나 예전 같지 않은 전혀 새로운 나. 내 인생은 이제 완결판 블록버스터 인생 역전 드라마입니다. - 김현의《고맙다 사랑, 그립다 그대》중에서 - * 그대를 만난 뒤 모든 것이 바뀌고 새로워졌습니다. 때로는 부딪치고 때로는 아파하지만 운명처럼 선물처럼 평생 함께할 그대! 그대가 나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하루하루가 늘 새롭고, 하루하루 늘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인생이 역전되고 있습니다. (2015년 10월1일자 앙코르메일)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10.07

아름다운 풍경 하나

아름다운 풍경 하나 마음에 아름다운 풍경 하나를 간직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 건축과 특정 장소에는 특히 나무가 필요하다. 나무는 풍경을 만든다. 나는 이 풍경을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김민식의《나무의 시간》중에서 - * 아름다운 풍경.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삭막한 공간에 나무 한 그루 심으면 됩니다. 나와 너, 우리 마음에도 나무가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아름다운 향기를 나누는 사람. 그가 있는 곳이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2019년 10월2일자 앙코르메일)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