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아침편지 문화재단 672

나의 음악 레슨 선생님

나의 음악 레슨 선생님 대구의 피아노 선생님은 나를 스쳐 지나가는 학생으로 여기지 않으셨다. 피아노 말고도 내게 어떤 점이 부족한지를 아시고 그 부분을 채워주려 애쓰셨고 나를 제자가 아닌 같은 음악인으로 바라봐 주셨다. 그래서 선생님의 교육은 일방적이지가 않았다. 제자의 생각을 궁금해하는 선생님의 교육 덕에 나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발견할 수 있었다. - 문아람의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 중에서 - * 저도 요즘 늦은 나이에 좋은 선생님을 만나 노래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음악은 특히 누가 레슨을 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합니다. 자상하면서도 전문적인 말씀 하나하나가 그야말로 금언이고 철학입니다. 글을 쓰는 저로서는 노래 공부를 하는데 마치 글 공부를 하고 있는 듯한 ..

고도원 편지 2023.04.07

'우리 엄마는 말이 통해'

'우리 엄마는 말이 통해' 사춘기 아이들은 동전의 양면 같습니다. 가족조차 자기에게서 관심을 거두어 주기를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존재를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엄마는 자기 모습을 인정하기보다 고치려고만 합니다. 그래서 엄마는 말이 안 통하는 상대가 되고, 엄마의 말이 한 귀로 들어와 다른 귀로 나가는 지경에 이릅니다. - 최정은의 《사춘기 엄마의 그림책 수업》 중에서 - * 사춘기 아이는 가장 먼저 부모님께, 특히 어머니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 바램이 충고로 돌아올 때 반사적 반항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칭찬과 믿음을 먹고 자랍니다. 지적보다는 격려와 위로가 먼저입니다. 그래야 말이 통하는 엄마가 됩니다. '우리 엄마는 말이 통해!' 오..

고도원 편지 2023.04.05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새타령'도 "새가 날아든다"로, '군밤타령'도 "바람이 분다"로 시작합니다. 우리말 주어 뒤에는 보통 '이'나 '가'가 조사로 붙어 나옵니다. 그까짓 토씨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다면 그까짓 토씨 하나를 왜 그렇게 오랫동안 어색하게 잘못 쓰냐는 겁니다. 우리말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했습니다. - 김상균의 《누구를 위한 뉴스였나》 중에서 - * 토씨 하나, 점 하나가 뜻을 바꾸는 것이 우리 말입니다. 점을 밖으로 찍으면 '나'가 되고, 안으로 찍으면 '너'가 됩니다. '길이 있다'와 '길은 있다'도 품은 뜻이 다릅니다. 조사 하나로 칭찬의 말이 되기도 하고 조롱의 말이 되기도 합니다. '배가 고프냐', '배는 고프냐', '배도 고프..

고도원 편지 2023.04.03

씨앗 뿌리는 사람이 많을수록

씨앗 뿌리는 사람이 많을수록 사색가는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다. 다만 열매를 탐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뿌린 씨앗이 성장해서 열매를 맺으면 그게 무엇인지만 확인하고, 정작 열매는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준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다른 씨앗을 뿌리고 자기 방식대로 키운다. 쉽지 않은 그 일상을 반복하는 그들은 세상에 없는 것들을 만들어 봉사하는 삶을 산다. - 김종원의 《오십에 시작하는 마음 공부》 중에서 - * 누군가는 씨앗을 뿌려야 합니다. 아무리 너른 옥토가 있어도 씨앗을 뿌리지 않으면 죽은 땅입니다. 열매를 거두는 것은 하늘의 몫입니다. 수확의 많고 적음도 그 다음입니다. 씨앗 뿌리는 '봉사'를 사명으로 삼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좋아집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3.03.31

인생 90을 참 잘 살았다

인생 90을 참 잘 살았다 그러고 보니 인생 90을 참 잘 살았다. 이제 남은 며칠, 몇 달, 몇 년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까 궁리하면서 독백한다. 열심히 살아야지! 하늘나라를 궁금해하면서... - 봉두완의 《앵커맨의 삶과 꿈》 중에서 - * 인생 90을 흠 없이 살기가 참 어렵습니다. 하물며 스스로 '참 잘 살았다'라고 말하기는 더 어렵습니다. 평생 칼날 위를 걷는 듯한 삶을 명예롭게 돌아보는 한 방송언론인의 글에서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됩니다. "잘 살고 계시지요?"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3.03.29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누군가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느려지고 있노라고, 아주 조금씩 천천히 느려지는 중이라고, 느림과 친해지고 있다고 대답한다. - 이정자의《나의 노트》중에서 - *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저도 이따금 받는 질문입니다. "요즘 늦깎이 노래 공부를 하고 있어요" 저에게 노래를 가르쳐 주시는 분은 이 책의 저자이자 나이 80을 내다보는 노(老) 성악가이십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3.03.27

아버지가 수없이 가르친 말

아버지가 수없이 가르친 말 "말은 꾸미지 마라. 쉬운 말이어야 한다. 거짓은 절대 금물. 미사여구를 쓰지 마라. 솔직해야 한다. 자세는 언제나 반듯해야 한다. 표정은 늘 밝게 해라." 아버지가 수없이 반복해서 가르친 말이었다. - 고도원 윤인숙의 《고도원 정신》 중에서 - * 시골교회 목사였던 아버지가 저를 웅변대회에 자주 내보내면서 강조했던 것이 '사람 앞에서 말하는 사람'의 마음과 태도였습니다. "언어는 지식인의 무기"라고도 했습니다. 덧붙여 '무기'가 '흉기'가 되는 것을 한사코 경계했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3.03.24

어린 시절 부모 관계

어린 시절 부모 관계 어린 시절 부모와 따뜻한 관계를 유지한 남성들은 부모 자식 간의 유대감이 더 느슨한 남성들보다 성인이 되어서 더 많은 돈을 벌었다. 노년기에 더 행복했고 치매에 걸릴 확률도 낮았다. 결혼 생활이 탄탄했던 사람들은 삶의 과정에서 신체적, 정서적 고통을 덜 겪었다. 개인 간의 친밀한 우정은 콜레스테롤 수치보다 건강한 노화를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척도였다. - 다니엘 핑크의《후회의 재발견》중에서 - * 어린 시절 결정되는 것이 많습니다. 한 사람의 행복과 불행이 어린 시절의 부모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에 움찔하게 됩니다. 청년이 되어서는 결혼 생활, 노년이 되어서는 친밀한 우정, 말하자면 사람 사이의 '따뜻한 관계'가 이다음 인생의 건강과 행복을 결정합니다. '따뜻한 관계'는 사랑을..

고도원 편지 2023.03.22

진실이면 이긴다

진실이면 이긴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해주셨던 얘기가 있다. "멸치가 큰지 갈치가 큰지 애나 어른이나 다 안다. 다 구분할 줄 안다. 네가 하는 게 진실이면 사람들이 믿어줄 거다. 그러니까 괜한 말에 현혹되지 말고 신경 꺼라." - 팝핀현준의《세상의 모든 것이 춤이 될 때》중에서 - *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너무 서두르거나 조급할 것도 없습니다. 진심이면 통하고 진실이면 반드시 이깁니다. 사람들이 믿어준다는 확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걸어가면 됩니다. 주변의 소음에 흔들리지 말고.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3.03.20

세상을 만나는 방식

세상을 만나는 방식 반성하는 삶은 우리의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듭니다. 우리가 세상을 만나는 방식 중에 여행이 있지요. 여행을 통해 다른 세상을 직접 경험하고, 전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기도 합니다. 가끔 세계 곳곳을 많이 여행했지만 마음의 여유가 전혀 없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더 넓은 세상과의 만남이 '반성의 단계'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 반은섭의《인생도 미분이 될까요》중에서 - * 되돌아보는 건 중요합니다. 미흡한 것은 보완하고, 지나쳤던 것은 덜어내는 과정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본 과정입니다. 여행도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방식의 하나입니다. 여행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도 갖게 됩니다. 호흡법 중 수식관처럼 한 번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반성과 감사를..

고도원 편지 2023.03.17

넬슨 만델라의 위대한 결단

넬슨 만델라의 위대한 결단 복수나 보복 대신 용서와 화해의 길을 택한 넬슨 만델라의 결단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27년간이나 비인간적인 감금 생활을 겪었는데도 개인적인 원한을 접었다. 흑인들에게 무자비하게 아파르트헤이트를 자행한 백인들을 처단하지도 않았다. 만델라의 용서는 보복이 또 다른 보복을 불러오는 불행을 막기 위한 정치적인 결단이었다. 미래를 위한 용서였다. 그래서 그의 용기와 포용은 위대하다. - 김인식의《자유로운 영혼으로 혼자서 걸었습니다》중에서 - * 위대한 용서는 인종을 초월하고 이념을 초월합니다. 정파와 종파를 초월한 영혼적 차원의 결단입니다. 마땅한 응징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범죄의 응징으로 또 다른 범죄가 일어나고, 복수가 복수를 부르는 응징의 악순환을 막는 결단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

고도원 편지 2023.03.15

광고의 힘

광고의 힘 "우리는 어릴 때부터 만족이라는 것이 물질에서 온다는 광고를 많이 보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죠?" "광고에서 떠드는 대로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물건을 사고 있는 것 같아요."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 존 스트레리키의《세상 끝의 카페》중에서 - * 광고는 요술 방망이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에 은근히 파고드는 힘이 큽니다. 오래전 '소공녀'라는 동화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면 "~셈 치고..." 넘어간다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산 셈 치고, 먹은 셈 치고, 가진 셈 치고... 어릴 적, 소공녀의 주인공처럼 마법의 주문을 외웠습니다. ~셈 치고... 신기하게 그 순간을 넘기면 평화로웠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3.03.13

탐험가들의 철저한 준비

탐험가들의 철저한 준비 위험하기 짝이 없는 원정에 나서기 위해 시간을 들여 준비하는 게 당연히 해야 할 일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꽤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을 건너뛴다. 등반이라면 나도 남부럽지 않게 해봤는데 눈 속에서 죽음을 맞은 탐험가들의 끔찍한 사연이 들려올 때마다 알고 보면 필수 장비를 준비하지 않았거나 기상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 제임스 리드의《푸스틱 게임》중에서 - * 등반인, 탐험가, 모험가. 누구보다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준비를 철저히 한다는 것은 만반의 상황을 대비해 밑바닥까지 내려가 점검한다는 뜻입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늘 화를 부릅니다. 기본기를 철저히 하는 것은 어느 분야에서건 철칙입니다. 부실공사로 인한 대형 참사..

고도원 편지 2023.03.10

실수에 대한 태도

실수에 대한 태도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실수는 누구나 하기 마련이다. 이때 중요한 건 실수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만약 당신이 실수를 직접 바로잡고 싶으며,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면 상대방도 용서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 제임스 리드의 《푸스틱 게임》 중에서 - * 실수했음을 빨리 알아차리는 것도 능력입니다. 알아차렸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인정'입니다. 인정해야 그다음 길이 보입니다. 실수의 근본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그로 인해 행여라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것은 없는지, 사과하거나 용서를 구할 일은 없는지 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실수는 누구나 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3.03.08

아버지와 아들 사이

아버지와 아들 사이 나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소통이 되지 않아 힘들었다.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평생 아버지와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시간은 아마도 다 합쳐도 2시간 분량도 안 될 것이다. 아버지와 나는 굉장히 어색한 부자 사이였다. 아버지가 날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경상도 출신인 아버지는 아들과 대화하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았을 뿐이다. - 최광현의《아들은 아버지의 등을 보고 자란다》중에서 -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버지와 아들은 서먹합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단어도 그래서 생겼을지 모릅니다. 이 땅의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아들이 자신과 같지 않기를 바랍니다. 자신이 이미 겪어봤기 때문입니다. 자신보다 더 잘 되고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습니..

고도원 편지 2023.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