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부족함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충분함” | 강찬욱 세례자요한 신부님(만포대성당 주임_ 해군 제2함대사령부)

松竹/김철이 2026. 7. 31. 10:00

“부족함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충분함”

 

                                                            강찬욱 세례자요한 신부님(만포대성당 주임_ 해군 제2함대사령부)

 

 

주일미사를 마치고 식당에 들어가면 미사를 함께 봉헌한 수병들이 간식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미사 전에 브런치를 먹고 왔어도, 병사들은 배고픔과 부족함으로 무장했는지, 간 식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해치웁니다. 오히려 부족한 사람은 식당에 비치된 라면 기계를 이용 하여 라면을 끓여 먹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어느 간식을 건네주든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 사람을 보면,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충분하게 먹고 웃으면서 돌아가 는 수병들의 모습은 군종신부로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입니다. 미사 안에서는 영적인 양 식을 채우고, 미사 후에는 다른 부족함을 채울 수 있음을 주일마다 마주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 복음의 ‘오병이어 기적’은 부족함과 충 분함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군중 에게 먹을 것을 주어야 하는 상황 안에서 제자 들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에게 지금 가진 것은 아쉬움의 도구가 아 니라, 베풀고 나눌 수 있는 감사의 양식이었습 니다.

 

제자들은 있는 것마저 없는 것처럼 말했지만, 예수님께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만으로 충분했습니다. 사람들은 지금의 상황을 신뢰하지 못했지만, 예수님께서는 지금 주어진 것으로도 만족하셨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면서, 지난날의 모습을 성찰하게 됩니다. 내 것을 나누지 못하는 모습 만이 아니라, 낭비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무엇 인가 주어진 것이 있어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나의 언행을 통해 드러날 때가 있습니다.

 

단순히 빵을 배불리 먹었다고 해서, 주님을 향한 믿음은 굳건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양식을 주시는 주님께 감사를 드릴 때,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 때, 우리의 믿음도 충분히 굳건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를 빈손으로 보내지 않으시고, 충분하고 영원한 양식을 우리에게 건 네주십니다. 미사 때마다 선물을 주시는 주님의 마음을 기억하며, 부족함을 안고 있더라도 충분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한 주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