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태 14,16) | 황태현 임마누엘 신부님(용담동 본당 주임)

松竹/김철이 2026. 7. 29. 10:00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태 14,16)

 

                                                                                 황태현 임마누엘 신부님(용담동 본당 주임)

 

 

“하느님을 사랑하고, 형제를 사랑 하십시오.” 시몬 대주교님께서 우리 교구민에게 남긴 마지막 인사입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가장 큰 계 명, 바로 그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그 리스도교 신자인 우리는 하느님과 형 제, 이웃을 사랑하려 무던히 노력하 며 살아갑니다. 완전하신 하느님을 닮기 위해 원수마저 사랑하려 애쓰는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을 사 랑하며 걱정합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 “여기는 외딴곳 이고 시간도 이미 지났습니다. 그러니 군중을 돌려보내 시어,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 하십시오.” 하고 제안을 합니다. 하지만 주님의 대답은 예상과는 전혀 다릅니다. 나름 사람들을 생각하고,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제안을 했는데 말입니다.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 을 주어라.”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곧장 핑계 를 둘러댑니다.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사 랑의 범주를 넘어서는 상황에 대한 당혹감과 현실적인 핑계가 담겨있는 대답입니다. 이 대답에 예수님께서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제자들이 기대조차 하지 못하던 재 료로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그것들을 이리 가 져오너라.” “그리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 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불가능해 보이는 현실 속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이 가지고 있던 작고, 미미한 재료를 가지고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십니다. 그리 고 제자들은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 주게 됩니다. 그 결과는 알다시피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고, 남은 빵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차게 됩니다.

 

우리는 사랑을 함에 있어 많은 유혹을 마주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무 슨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하고, 때로는 우리가 가진 것이 보잘것없어 보이고, 하찮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을 통해 놀 라운 기적을 일으키시는 분이십니다. 그러기에 주님께 서는 우리에게 오늘도 같은 말씀과 기적을 일으키실 것 입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나의 재능이 미약하고, 나의 시간이 모자라더라도, 주님께서는 우리 손을 통해 사람들에게 당신의 충만한 사랑과 기쁨을 전해 주실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 필요한 이들에게 우리 손을 통해 당신 손길을 전해 주 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용기를 내어 주님의 도우심으로 이웃에게 먹을 것을 주는 너희가, 내가 되 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