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너머 이웃_후쿠오카교구 다이묘마치 주교좌 성당에 가다
지난해 여름, ‘일본에서 최고 42도의 역대급 폭염’이라는 뉴스를 읽으며 후쿠 오카를 찾았다. 가장 먼저 발걸음이 향한 곳은 역시나 성당이었다. 조그만 표 지판마저 두렵게 느껴지는 이방인이 된 나는, 한참을 헤맨 끝에 어느 일본인 할머님의 도움으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번역기로 차근차근 대화를 나 누어보니, 미사를 드리러 가는 길이라고 하셨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참 신기한 만남이었다. 하나의 신앙 안에서 받은 배려는 낯섦을 반가움으로 바꾸어 주 었다. 나는 화살기도를 드렸다.
‘하느님, 땡큐!’
후쿠오카교구 다이묘마치 주교좌 성당은 1887년 파리외방선교회 라구에 신 부님의 선교를 시작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2층 성전 입구에서 ‘승리의 성모상’ 이 반겨주는데, 1896년 주임 사제였던 베렐 신부님의 출신 본당인 프랑스 파 리 ‘승리의 성모 성당’에서 기증한 것이다. 성모상은 이곳에 깃든 오랜 신앙을 조용히 전하고 있었다.
문득 우리 교구가 떠올랐다. 인천교구 역시 1958년 메리놀외방전교회 선교사 분들의 헌신 속에서 복음의 씨앗을 키워 왔기 때문이다. 가톨릭교회는 국경 을 넘어, 서로를 도우며 믿음을 이어 왔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인천 교구와 후쿠오카교구는 선교 사제 파견을 비롯해 2023년 5월부터 다양한 사 목교류를 하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인지 후쿠오카가 옆 동네처럼 친 근하게 느껴졌다.
성전으로 들어서자, 층층이 햇빛이 내리비치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은은 한 조명과 어우러져 마음을 편안하 게 감싸 주었다. ‘일본에서는 예수님 을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하는 생각 이 들 만큼 제대 위의 십자가도 인 상 깊었다. 미사 후에 들른 성물방에 서 미처 사 오지 못한 일본 성모님 엽서가 아직도 아른거린다.
그날 일본인 할머님께 받았던 배려 는 여행의 추억을 넘어 신앙의 기억 으로 남았다. 2027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그때의 감사함이 다시 떠오 른다. 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찾을 청년들도 오래도록 기억될 따뜻한 환대를 경험할 수 있길 기도해 본다.
'삶의 보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신앙 이야기 | 보아라. 성당 불빛이 저기 있잖니 . (0) | 2026.07.18 |
|---|---|
| 가정 안에서의 환대 | 부모자녀 갈등_02 아빠와의 대화 (0) | 2026.07.16 |
| 가정 안에서의 환대 | 부모자녀 갈등_01 의무가 소망으로 (0) | 2026.07.09 |
| 신앙 이야기 | 마르지 않는 신비, •로•사•리•오 (0) | 2026.07.04 |
| 가정 안에서의 환대 | 부부 갈등_0 3 토끼와 호랑이 (0) | 2026.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