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누룩 | 우리는 부산교구민

松竹/김철이 2026. 5. 16. 14:00

우리는 부산교구민

 

 

여러분은 스스로를 “부산교구민”이라고 생각해 보 신 적 있나요? 우리는 보통 스스로를 천주교 신자, 어 느 본당의 신자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관 점에서 보면 우리의 신원을 이루는 또 하나의 울타리 가 있으니, 바로 교구 공동체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 러분은 모두 부산교구장이신 손삼석 요셉 주교님께 속한 분들이며, 주교님의 권한 아래 거행되는 성사로 신앙생활을 이어 갑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부산교구민입니다.

 

그런데 부산교구민은 부산·울산·김해·양산·밀양에 서 태어나 세례받은 사람만을, 또는 한국 국적자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지금 부산교구 안에서는 여러 나라 에서 온 이주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주 노 동자, 결혼 이민자, 유학생들이 주일이면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성당을 찾습니다. 이분들은 손님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일부, 곧 부산교구민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교구를 지나치게 한국어 사용자 교우들 중심으로 이해하곤 합니다. 부산교구에는 영 어, 중국어, 스페인어, 타갈로그어, 베트남어, 인도네 시아어, 동티모르어, 그리고 수어 등 다양한 언어로 기도하는 교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멘’은 어느 언어에서나 ‘아멘’이고, 문화가 달라도 십자가의 의미는 똑같습니다. 사실, 교회는 시작부터 다양한 민 족과 언어가 성령 하느님 안에서 만나는 공동체였습 니다.(사도 2,1-13 참조)

 

그러니 우리는 이주민을 손님으로 여기는 생각에서 한 걸음 나아가야 합니다. 교회를 함께 이루는 구성원 으로 받아들이고, 이름을 불러 주며, 언어적으로 배려 하여 전례와 공동체에 참여할 길을 넓혀 주어야 합니 다. 그때 부산교구는 더 풍요로워지고, 더 (초대)교회 다워질 것입니다. 낯선 이를 맞아들이는 일은 무엇을 잃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본모습을 되찾는 일입니다.

 

한편, ‘부산교구화’는 ‘가톨릭화’입니다. 교구 내 체류 하는 이들을 교구민으로 보는 것이 가톨릭 교회의 문 법이기 때문입니다.(교회법 107조 참조) 그러므로 이주민 교우들을 부산교구민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문화적· 행정적 합병과는 전혀 다릅니다. 부산교구화는 ‘한국 화’가 아니라 서로 다른 이들을 한 식탁으로 부르시는 주님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교구민 여러분, 부산교구는 한국 사람들만의 교구가 아닙니다.(사실 시작부터 그랬습니다) 우리 교구장이 신 손삼석 요셉 주교님의 인도를 따라 기도하며 하느 님을 찾는 모든 이들의 교구입니다. 그러므로 함께 고 백합시다. 우리는 부산교구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