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사랑과 연민으로 지켜보며 아파하시는 하느님의 눈빛을 진심으로 찾고 읽어내야 합니다.
사제 단상 | 주님께 묻고 싶은 이야기(어느 새내기 신부의 기도)
당신께 묻고 싶습니다.
왜, 당신은 인간적으로 나약하고 부족하기만 한 저를 당신의 사제직에 부르셨는지….
그리고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당신께서 한평생 지시고 가셨던 십자가가 얼마나 당신의 어깨를 아프게 했는지,
그 십자가의 무게를 제가 한평생 감당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그래서 부끄럽고 떨리기만 합니다.
당신의 제단 위에서 십자가의 구원 신비를 거행하며 그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는 것이….
경문을 읽는 저의 목소리와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는 저의 손은 자꾸만 어색해져 갑니다.
신자들은 이러한 저의 모든 몸짓 하나하나를 바라봅니다.
때로는 그 눈빛이 저를 혼자가 아니게 하고 저를 지탱하는 따듯한 사랑으로 다가오지만, 어느 때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그들과 섞일 수 없는 삶의 공간에서 저를 더욱 외롭게 하는 차가운 냉정함과 감당하기 힘든 부담감으로 다가옵니다.
주님! 사제품을 받은 지 이제 40일 지났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어린이처럼 제가 사제라는 기억만 간직한 채 지금까지 아무런 십자가 없이 당신이 주시는 은총만을 받아먹으며 자라나고 있습니다.
이제 시간이 더욱 지나면 정말로 당신 십자가의 무게를 알게 될 바로 그 시간이 조금씩 저의 어깨 위에도 지워지고 저는 그 아픔에 눈물도 흘리겠지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겠습니다.
당신께서 언제나 저를 지켜주시고 함께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저 역시 사제로서 한평생 당신의 곁에 머물기를 청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바쁘시지 않을 때 저에게 꼭 알려주세요.
사제로 산다는 것이 정말로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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