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규 사도요한 신부님(한마음한몸운동본부 부본부장)
전례주년 전체의 정점을 이루는 성주간이 시작되었습 니다. 오늘 전례에서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고, ‘그리스도의 수난기’를 통해 예수님의 수 난과 죽음을 장엄하게 선포합니다.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 기념식’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수많은 군중이 길에 겉옷과 나뭇 가지를 깔고, 호산나!를 외칩니다. 호산나는 ‘구원하소서.’ 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자신들을 구원할 정치 적, 민족적 메시아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그저 자신들의 세속적인 기대가 채워지기를 바라며 예수님께 환호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군중들의 마음과 표정은, 아 버지 하느님의 뜻을 이루시고자 수난과 죽음을 향해 묵묵 히 나아가시는 예수님의 마음과 표정에 대조를 이룹니다.
‘그리스도의 수난기’에서는 유다가 예수님을 팔아 넘기 자 제자들은 흩어졌고, 베드로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예 수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다고 장담했지만 세 번이나 예 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합니다. 군중들은 자신들의 기대가 채워지지 않자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쳤고, 빌라도는 예수님께 죄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형선고 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군사들은 예수님을 모욕하며 십자 가에 못 박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어떠한 저항이 나 원망도 없이 고난 받는 종(이사 50,5 참조)에 대한 예언을 성취하시며,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십자가 죽음에 이르 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 2,8 참조)
예수님께서 가신 이 십자가의 길에서 변함없이 끝까지 드러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예 수님께서는 배신과 모욕을 당하시면서도 증오하거나 심 판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모든 죄를 스스 로 짊어지시고, 십자가 위에서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 기 목숨을 바치셨습니다.(마태 20,28 참조) 예수님께서는 당신 의 목숨보다도 우리를 더 사랑하시며 우리를 구원하고자 하셨던 것이죠. 십자가에는 이러한 예수님의 사랑이 담겨 있고, 그 무엇도 우리를 그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없습니 다.(로마 8,35 참조)
우리의 세상살이는 참 쉽지 않고, 그만큼 죄의 유혹도 많 습니다. 그래도 십자가를 바라보며 그 안에 담긴 예수님의 사랑을 언제나 우리 마음 안에 새기고 기억할 수 있기를 바 랍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죄로 상처 입은 우리 삶을 변화 시키도록 우리 마음을 열고, ‘그리스도께서 나를 사랑하신 다.’는 사실에 희망을 두고 살아가는 것이죠. 지금 “그리스 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2코린 5,14) 그리스도의 부 활을 준비하며 “깨어 있으십시오. 믿음 안에 굳게 서 있으 십시오. 용기를 내십시오. 힘을 내십시오. 여러분이 하는 모든 일이 사랑으로 이루어지게 하십시오.”(1코린 16,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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