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단상 | 고정관념을 걷어내야 들리는 예수님의 목소리
예전 신학생 시절, 서울대교구에서 진행하는 청년성서 연수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조별로 나눔을 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신학생임을 숨기고 4일간의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파견 미사에서 신학생들은 일어서라는 지도 신부님의 말씀에 자리에서 일어났더니 저와 같은 조에서 나눔을 한 옆자리 청년이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야, 너는 여기서도 장난이니?”아마도 4 일간 제가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학생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행사장에서 성사사목사제로 지내시는 원로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성당 △△△신부입니 다.”하고 인사를 드렸더니 그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성당 보좌 신부인가?”아마 도 연세가 있으신 신부님께서는 한참이나 어린 저를 주임 신부라고 생각을 못 하셨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 대한 각자의 생각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한 사람을 놓고 여러 사람에게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게 되면, 그 한 사람에 관한 생각이 서로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 한 사람을 온전히 알 수 없는 우리의 한계와 우 리 각자가 처한 환경과 생각, 그리고 그 사람과의 만남의 순간이 다르기에 생기는 차이일 겁니다. 문 제는 그렇게 생겨난 어느 사람에 관한 생각이 잘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고정관념, 선 입견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예수님도 공생활 중 고향에 들르셨을 때, 고 향 사람들의 이러한 선입관 때문에 꽤 고생하셨 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능력의 예수님께서도 고향에서는 몇몇을 치유해 주는 것밖에는 아무 런 기적을 베풀 수 없었다고 합니다(마르 6,1-6).
지금도 내 주변 사람들을 통해 이야기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이 나의 고정관념 때문에 들리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내 생각을 잠시 접어 놓고 있는 그대로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들 을 통해서 이야기하시는 예수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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