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야 산다.”
김상엽 야고보 신부님 탐라대 성당 주임(해병대 제9여단)
어느덧 사순 시기의 마지막 주일에 다다랐 습니다. 예수님께서 수난당하시고, 죽음에 이 르는 과정을 들었습니다. 누군가의 고통을 지 켜보는 것, 그리고 전해 듣는 것이 우리에게는 고통으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수난 복음을 듣고 있는 것도 큰 고통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런 시간을 보내고 기념하는 것은 우리가 예수님의 수난 에 동참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고, 우리의 신앙에 있어서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초등부 아이들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습 니다. ‘우리가 부활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착하게 살아요.’, ‘성당 열심히 다녀요.’ 등의 답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때 한 아이가 대답했습니다. “죽어야 돼요!” 처음 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볼수록 맞는 말이었습니다.
전례 중에 사용되는 십자가는 십자고상입니다. 예수님께서 고통 중에, 죽어가는 모습의 십자 가를 봅니다. 그 모습 뒤에 부활하셔서 우리에게 오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바라볼 때 항상 그 너머에 있는 ‘부활’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죽어야 부활할 수 있습니다. 오늘 들은 수난 기에서 예수님께서도 죽으셨습니다. 그리고 이 것은 부활하기 위한 죽음이었습니다. 우리 역 시도 부활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는 잘 죽어야 합니다. 희망을 가지고 ‘수난’하고, ‘고통’에 동참 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의 고통이 전부가 아니라, 우리는 그 뒤에 있을 희망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입 니다. 내 욕심이나 내 바람보다는 주님께서 바라 시는 모습을 살아내기 위해서 ‘나’는 작아져야 합니다.
이제 예수님의 부활이 한주 남았습니다. 부 활을 잘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사순 시기 동 안 예수님의 수난 여정에 동참하였고, 잘 죽기 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의 삶이 예수님 을 따라 잘 죽고, 잘 살 수 있는 여러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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