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청소년 특집 | 인사이드 아웃 첫 번째 이야기_ 김정미 아니마 수녀님(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 수녀원)

松竹/김철이 2026. 2. 26. 14:00
 
인사이드 아웃 첫 번째 이야기




오래전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재미 있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기본 감정들을 재미있는 캐릭터로 형상화한 덕분에, 모호하기만 했 던 감정 세계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영화 였습니다. 주인공인 어린 소녀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타워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 우리 마음속 어딘가에 자리 잡은 다양한 감정들에 공감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영화 에서 우리 마음을 사로잡은 감정 캐릭터는 단연 ‘기쁨 이’일 것입니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생기발랄한 이 캐 릭터는 주변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지요. 아무런 사 고 없이 하루를 마감하는 것을 가장 뿌듯하게 여기는 ‘기쁨이’는 이 감정 컨트롤 타워에서 훌륭한 리더처럼 보입니다. 종종 ‘버럭이’와 ‘까칠이’, ‘소심이’가 사고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기쁨이’는 ‘슬 픔이’를 가장 큰 골칫거리로 여깁니다. ‘슬픔이’가 지 부터 시작됩니다. 나간 자리마다 모두 회색빛으로 변하며 우울함에 빠 져들었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갈등은 이제 ‘기쁨이’가 ‘슬픔이’에게 결코 틈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부터 시작됩니다.


자연스러운 감정이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할 때 언 제나 문제가 일어납니다. 슬픔이라는 감정을 없애야 할 감정으로 생각하게 될 때, 분노라는 감정이 방해 꾼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될 때, 우리는 그 감정 을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계속 외면하 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수록 그 부정적인 감정들 은 사라지거나 다루어지기보다 오히려 더 큰 몸집으 로 우리를 압도하며 폭풍처럼 되돌아오곤 합니다. ‘기 쁨이’는 이 위기를 해결해 나가면서 ‘슬픔’이라는 감정 을 재발견하게 됩니다. 슬픔 역시 우리 내면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였음을 깨달았던 것이지요.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감정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컨트롤하기 어려운 감정들은 없애거나 부정해야 할 무언가가 아닙니다. 다만, 건강하게 흐 를 수 있도록 길을 내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러 면 우리는 어떻게 그 지혜를 얻을 수 있을까요? 가끔 나도 모르게 올라오는 불편한 감정들에 대한 밀어내 기를 멈추고,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비 온 뒤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강물엔 뿌연 흙탕물이 흐 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맑아지지요. 그렇습니다. 감정은 이렇게 흐르는 강물과 같습니다. 맑은 물이 흐를 때도 있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을 때 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알아차려야 하는 중요 한 사실은 ‘나는 그 흙탕물이 아니며, 흐르는 감정의 강을 지켜보는 더 온전하고 큰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이 알아차림은 ‘우리의 일부에 불과한 감정’보다 ‘통합 과 성장을 향해 나아가려는 더 큰 나’를 만나게 해 주 고, 결국 모든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게 된 ‘기쁨 이’를 내 안에서도 발견하게 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