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말씀의 이삭 | 나를 부르시는 하느님

松竹/김철이 2026. 2. 24. 13:31

나를 부르시는 하느님

 

 

첫 번째 대녀를 하늘 나라로 보내고 시린 저의 마음을 아셨는지 하느님께서는 작년 5월에 제게 두 번째 대녀를 보내 주셨습니다. 저보다 세 살 어린 동생인데, 대모와 대 녀 사이가 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공연이 있는 날이 아니 라면 매주 주일미사를 함께 드리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세례받았을 때를 생각해 보면, 미사 예식이 어찌나 복잡 하고 어렵던지요. 그때, 함께 미사드리는 분이 있으면 안 심이 되곤 하였습니다. 그분이 일어설 때 일어나고 그분 이 앉을 때 앉으면 되니까요. 저의 대녀 역시 처음에는 예 식을 잘 몰라서 저를 따라 하느라 바쁘기만 했습니다. 그 런데 1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은 저보다도 더 미사에 집 중을 잘합니다. 그 모습이 왜 그렇게 뿌듯하고 대견한지 매주 주일이 기다려질 정도입니다.

 

그날도 대녀와 함께 교중 미사를 드리고 차 한잔을 마 시고 있었습니다. 대녀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어쩌다 내가 세례받게 되었나 했었는데 어느 분께서 그러시더라 고. 그건 자매님이 선택한 게 아니라 하느님께서 때가 되 었으니 불러 주신 거라고. 그 이야기를 듣고 큰 깨달음을 얻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하느님께서 나를 부르신 게 아니라 언니를 부르신 거 같아. 나를 통해야 언니가 올 거 같으니까 나를 세례받게 한 거지.” 그 말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커피숍만 아니었으면 아마 펑펑 울었을 겁니다. 코끝이 시리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건 확신 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얼마나 저를 그리워하고 얼마나 저를 생각하시는지에 대한 확신 말입니다. 저는 하느님 한테서 떠나 있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하느님께서는 제 마 음의 거리를 좁히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대녀를 통해 저를 더 가까이 부르셨던 것이죠.

 

저는 저를 잘 모릅니다. 제가 뭘 원하는지도 몰라서 지금껏 청하는 기도를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 가 헤아리지 못한 것도 다 헤아려서 이루어주시는 분이 하느님이십니다. 정확하게 뭘 원하는지 말하지 못하는 저 같이 애매한 사람한테는 참 좋은 분이시죠. 그래서 주신 것에 대한 감사 기도를 많이 합니다. 어쩌면 제가 간절하 기 전에 이루어주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 또한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이번에도 하느님께서는 저를 먼저 챙겨 주셨습니다. 대녀를 통해 저를 부르시고 그 사랑을 느끼 게 해주셨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제가 미사 중 에 가장 절실하게 온 마음을 다해 바치는 기도입니다. 주 님께서 한 번 더 저를 부르셨으니, 앞으로도 미사 중에 주 님을 제 안에 가까이 모시고 저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며, 주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제대로 알아들으며 살아가겠습니다.

글·구성 서희정 마리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