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누룩 | 선택의 여정

松竹/김철이 2026. 2. 14. 13:09

선택의 여정

 

 

매일 아침 눈을 뜨기도 전부터 우리의 하루는 선택 으로 시작된다. 지금 당장 일어날 것인가 5분만 더 있 다가 일어날 것인가. 두터운 외투를 입고 나갈 것인가 가볍게 입고 목도리를 두를 것인가. 노란 신호등에 멈 춰 설 것인가 휙 지나가 버릴 것인가 등등. 때로는 의 식하며, 때로는 의식도 하지 못한 채, 우리의 일상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으로 이어진다.

 

신앙 생활도 선택으로 이어진다. “그분께서 네 앞에 물과 불을 놓으셨으니, 손을 뻗어 원하는 대로 선택하 여라.”(잠언 15,16) 성경의 가르침은 우리 앞에 두 갈래 길을 펼쳐 보이며, 생명과 축복으로 인도하는 선택을 하도록 독려한다. 온당한 정신을 가졌다면 좋은 것을 내버려 두고 굳이 나쁜 것을 누가 선택하겠는가? 선택 이란 자체가 더 좋은 것을 고르는 것이라면, 나쁜 선택 을 자의로 하는 것이 가능할까?

 

그런데 살아가노라면 때로는 어느 것이 좋을지 분 명치 않은 경우들도 맞닥뜨리게 된다. 심지어 두 가지 선택지 모두 다 좋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우 리는 선택의 자유 앞에 펼쳐진 양 갈래 길에서 머뭇거 리기도 한다. 이럴 때면 한 번씩 떠오르는 시가 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시이다. 내용 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난 두 갈 래 길. 둘 다 똑같이 좋아 보였지만, 일단 길을 나선 시 인은 그중 하나를 택하여 걸을 수밖에 없고 이 선택으 로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되었다고 훗날 한숨을 쉬며 말 하게 되리라는 내용이다. 저자의 한숨은 자신의 선택 에 대한 미련과 후회였을까 아니면 안도와 경탄이었 을까.

 

우리 역시 그 가을날 아침의 시인처럼, 삶의 여정에 서 마주하게 될 무수한 갈림길들마다 불확실한 결과 의 모험을 안은 채 그때그때의 선택을 하며 삶을 이어 갈 수밖에 없다. 때로는 좋은 선택을, 때로는 선택하지 않은 길에 미련이 남는 선택을 하기도 하면서. 결과를 미리 알 수 없는 선택의 연속이기에 삶은 가치 있고 신 비로운 것이리라. 다만 하느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 가는 신앙인으로서 이익보다는 올바름을, 세상의 휘 황찬란함보다는 거룩함을 향한 선택을 하려는 노력으 로 이어지는 길이다 보면 마침내 내가 선택하여 걸어 온 길의 끝에 서게 되었을 때, 다른 갈림길들의 여정에 서도 선함과 거룩함의 선택을 이어온 이들의 길들이 끝나는 지점과 결국 만나게 되지 않을까. 하나의 원천 에서 솟아난 지류들이 어느 곳으로 돌고 돌아가든 결 국 하나의 바다로 합류하게 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