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기도
저희 부모님은 일 때문에 늘 바쁘셨습니다. 그런 부모 님 밑에서 자란 탓인지 저는 제 아이들과 되도록 오랜 시 간을 함께 보내고 싶었습니다. 특히 어릴 때는 엄마가 곁 에 있어 줘야 한다는 생각에 가수 활동도 잠시 접었죠. 그 시간은 가수로서 공백을 남겼을지 모르지만, 엄마로 서는 아주 충만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의 일상적인 모 습은 물론이고 옹알이하는 거며, 첫걸음을 떼는 거며, 처 음으로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 모습 등등 아이의 중 요한 순간을 함께할 수 있었으니까요. 아이가 한 살 한 살 자랄수록 기쁨도 커졌지만, 한쪽에는 걱정도 커졌습 니다. 혹여 아이들이 다치지나 않을까, 아프지나 않을까, 나쁜 길로 빠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되었죠. 그런 데 우리 아이들은 이런 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 전과 모험을 주저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10대 때,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유학하러 가겠다고 할 만큼 말이죠. 제 눈 에는 아직 아이인데 엄마 품을 떠나, 그것도 낯선 땅에서 공부하겠다니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릅니다. 한국에서도 충분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왜 하필 머나먼 땅으 로 가겠다는 건지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 가 같이 따라가서 함께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도 없는 상 황이었습니다. 아이들을 떠나보내지 않으려고 몇 번을 말렸는지 모릅니다. 그냥 엄마 곁에 있으라고, 그냥 한국 에서 같이 살자고 말이죠. 하지만 아이들의 뜻은 확고했 습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가 있던가요? 결국 아이들은 제 품을 떠나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아이들이 유학을 떠나고 나자, 저의 불안은 더욱 커져 갔습니다. ‘미국에는 총기 사고도 많다는데, 마약 하는 애 들도 많다는데, 인종 차별도 심하다는데 우리 아이들은 괜찮을까?’ 미국에 관한 온갖 나쁜 소식을 접할 때마다 저의 가슴은 쿵쾅거렸습니다. 걱정된다고 당장 찾아가 얼굴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답답할 노릇이었죠. 그 때 제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었습니다. 제 평생 그렇 게 간절하게 기도한 적이 있나 싶을 만큼 순간순간 매일 매일 기도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주님의 자녀이니 부 디 지켜주시라고 말이죠. 그 덕분인지 지금까지 저희 아 이들은 아주 건강하고 멋지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 이후 로 제 기도는 시들해지는데 여든이 넘으신 저희 어머니 의 기도는 지칠 줄 모릅니다. 어머니께서 하느님께 어떤 기도를 드리는지 들은 적은 없지만 알 수는 있습니다. 분 명, 모든 기도가 저와 저의 형제들, 그리고 손주들을 위 한 것일 겁니다. 제가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보니 알겠습 니다. 어머니의 기도가 얼마나 간절하고 얼마나 절실할 지를요. 지금의 저와 우리 아이들을 지켜준 건 모두 어머 니의 기도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엄마! 고마워요. 사랑 합니다.”
글·구성 서희정 마리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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