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사춘기를 끝낸 다섯 글자, ‘자원봉사자’
저는 현재 교구 중·고등학교 사목부에서 교육 자원봉 사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이 길은 하느님께서 저를 위해 예비하신 특별한 은총의 여정입니다.
봉사를 시작한 계기는,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기심’이 었습니다. 딸아이의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사춘기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우연히 주보에서 청소년 인성교육 봉사자 모집 공고를 보았습니다. ‘나의 가치를 높여 나를 브랜드화한다.’라는 뜻의 아이-브랜드 (I-BRAND) 수업은 비신자 학생들에게 예수님의 사랑과 배 려, 감사의 가치를 조용히 스며들게 하는 창의적 체험활 동 학교 수업입니다. 그러나 설렘으로 마주한 첫 학교 현 장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복도마다 울려 퍼지는 거친 욕설과 장난인지 다툼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소란스러움 속에서 저는 저도 모르게 ‘내 아이는 저러지 않아 다행이 다.’라며 아이들을 제 기준으로 판단하고 선을 긋고 있었 습니다.
하지만 선배 봉사자님들의 체험담과 월례 교육을 통한 학생들과의 만남은 제 오만한 마음을 두드렸습니다. 특 히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이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스스로 느끼게 해야 합니다.”라는 성 요 한 보스코의 말씀은 제 가슴에 깊이 박혔습니다. 아이들 의 우당탕거리는 모습 너머에서 숨겨진 보석 같은 가치를 발견하기 시작하자 제 안에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아 이들을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제 마음의 사춘기가 먼저 끝 이 났습니다. 오직 저와 제 가족만을 향해 닫혀 있던 이기 적인 마음과 ‘내 아이만 잘되면 된다.’라는 생각은 ‘우리가 모두 함께 잘되어야 진짜 잘되는 것’이라는 깨달음으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컴퓨터 자판이 서툰 엄마를 위해 교 안 대필을 도와주던 딸아이는 자연스럽게 수업 내용을 공 유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제게 학생들 사이의 유행어와 좋아하는 간식을 알려주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고, 덕분 에 저희 모녀는 사춘기라는 거친 파도를 큰 갈등 없이 기 쁘게 넘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을 통해 만난 학생들도 저를 성장시켰습니다. 콩 나물시루에 물을 주면 물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아도 어 느새 콩나물이 쑥쑥 자라 있듯, 아이들은 장난을 치는 듯 해도 그 안에서 ‘함께’라는 가치를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학기 말, 정성 가득한 아이들의 평가서를 읽을 때면 부족 한 저를 사랑의 도구로 써주신 하느님께 뜨거운 감사가 차오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바다에 떨어진 물 한 방울 에 불과하지만, 그 한 방울이 없으면 바다는 그만큼 줄어 들 것입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의 말씀처럼, 저의 시간 과 정성들이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작은 겨자씨가 되길 소 망합니다. 훗날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삶의 고비에 섰 을 때, I-BRAND 수업에서 느꼈던 예수님의 따스한 사랑 을 떠올릴 수 있도록 저의 작은 시간이 아이들의 마음속 에서 온기로 기억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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