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말씀의 이삭 | 눈 맞춤

松竹/김철이 2025. 4. 15. 12:14

눈 맞춤

 

 

아는 선배님에게 문자를 받았습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다음 날 첫 교리 수업을 앞두고 두려움으로 잔뜩 움츠러든 저의 마음을 어찌 아셨을까요? 예수님께서 직접 다가와 말씀 을 건네시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드디어 그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교리신학원 2학년 말, 교리교수법 시간에 연습 강의를 하며 느꼈던 뜨거움 과 교리교육부에 초대받았던 기쁨의 순간, 또 지난 1년간 지도 신부님과 선배님들께 배우며 교안을 준비하던 시간 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 갑니다.

 

교리를 듣기 위해 강의실로 들어오시는 한 분 한 분과 눈인사를 나누는데, 제 마음이 놀랍게도 편안했습니다. 그분들과 눈 맞춤이 마치 전날 선배님을 통해 들려주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제게 위로가 되었습니다. 기도로 준비 하며 만났던 분들을 직접 대면하니 예수님께 우리가 함께 초대받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성령께 의탁하며 온 마음으로 시작 기도를 바치고 하 느님의 말씀을 전하기 시작합니다. 한 분 한 분과 눈 맞춤 이 이어질 때마다 참 특별한 체험을 합니다. 그동안 이 자 리를 위해 기도로 준비했던 시간들, 지도 신부님과 선배 님들의 기도가 이 눈 맞춤 안에 온전히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그리고 이 시간이 영원으로 이어짐을 느낍니다.

 

문득 행복했던 한순간이 떠오릅니다. 가족과 캠핑을 하던 깊은 밤이었습니다. 어두운 밤, 무척이나 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고 그 아름다운 광경을 바라보는 우리도 하 나가 되어 기쁨으로 반짝였습니다. 어머니는 찬미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셨습니다. 빛나는 별을 바라보며 가족 모두 하나 된 그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하는 행복의 순간으로 제 마음속에 깊이 간직되어 있습니다.

 

하느님 말씀이 담긴 교리를 전하는 그 순간도 그랬습 니다. 교리를 듣고 계신 한 분 한 분과 눈 맞춤 안에 함께 계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그 아름다움 안에 하나 되어 찬 미와 감사를 드렸습니다.

 

교리교사로 봉사했던 지난 첫해가 그렇게 제 안에 은 총의 시간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예비신자 분들과 눈 맞 춤을 하면서 그분들 안에서 점점 커지시는 예수님의 사 랑을 만난다는 것은 마치 물이 포도주가 되는 기적을 체 험하듯 주님께서 주시는 특별한 사랑의 체험이었습니다.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하신 주님, 작은 몸짓에 불과한 우리의 눈 맞춤이 당신 향한 눈 맞춤 으로 이어지도록 저희를 축복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