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헌된 이들의 삶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세상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삶을 위해서 집중되어 있습니다. 나의 생명, 나의 재산, 나의 자식이라는 키워드 속에서 세상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한 활동은 사실 누구나 하는 일입니다. 심지어 악인도 자신의 자식은 사랑할 줄 압니다. 모든 사람이 다 하는 활동을 한다고 칭찬받을 일은 없습니다. 그건 동물적인 본능을 지닌 이라면 누구나 하는 일입니다.
인간은 조금 더 고차원적인 만족감을 추구하기 때문에 여기에 '권력과 명예'에 대한 욕구가 추가됩니다. 그러나 이 역시 그 근본 방향에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정신적으로 이상이 없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추구하는 바입니다.
오늘 2독서는 예수님의 삶의 모범을 드러내 보여줍니다. 그건 바로 구원을 위한 사명과 헌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는 이들을 구하고 나아가 유혹받는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당신이 모든 유혹을 견뎌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타인을 위한 헌신을 의미합니다. 다른 이를 드높여주기 위해서 스스로는 낮은 자리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늘 우리는 봉헌 축일을 지내면서 '봉헌된 이들'의 삶을 되새깁니다.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봉헌된 것일까요? 사제는 왜 존재하며 수도자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그들의 삶의 지표로 드러납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을 위해서 살아가는 이들이며 나아가 하느님이 소중히 여기는 그분의 자녀를 위해서 헌신 봉사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독신의 삶을 선물 받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자녀들이 아니라 영적 자녀들을 돌보라는 하나의 상징과 같습니다.
그러나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하느님의 자녀를 위해서 헌신하라는 것이 그들 앞에서 순하기만 한 양이 되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도 고난을 겪으면서 유혹을 받고 그것을 이겨내셨습니다. 따라서 봉헌된 이의 삶에도 비슷한 과정이 이어집니다. 봉헌은 그저 곱상한 삶을 살도록 보장되고 안정된 삶의 영역 속에 머무르는 것이 아닙니다. 봉헌은 금을 단련하듯 영혼을 단련하는 과정이며 세상에 맞서서 영원의 가치를 지켜내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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