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말씀의 이삭 | 기도를 커지게 하는 것들

松竹/김철이 2024. 8. 27. 21:07


기도를 커지게 하는 것들

 

 

상당히 아날로그적이지만 시각적, 후각적으로 충격과 파급력이 큰 오물 풍선 사건이 연일 터지면서 한동안 잠 잠하던 북한 관련 뉴스가 우리의 관심을 끕니다. 저에게 북한은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친정 아버 님이 개성 출신이시고, 저 또한 개성에 성당을 세웠다는 자부심이 세뇌(?) 수준으로 강한 집안의 자손이기 때문입 니다. 피난 때 들고 나온 개성성당 사진을 복사해서 우리 가족들은 모두 한 장씩 나누어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 역 시 우리 집안의 신앙적 자부심인 거죠.

 

미술을 전공하고 아트를 주 무기로 살아가는 저는 한 때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 렉터로서 아트 콜라보 사업(예술과 기업, 예술과 제품을 연결하여 부 가가치를 올리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협업을 강 조하고 남다른 실행력을 보여주던 당시, 개성공단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맹활약 중이었고, 그 가운데 제조업과 패 션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당시 저는 서울 패션위크와 협업을 추진 중이었는데, 만약 이 패션 프로젝트가 분단 국가 간의 협업을 통해 평 화와 화해를 주제로 미래의 비전을 내세우며 세계 무대로 나아간다면, 파급력이 상당한 뉴스가 될 것이고 경쟁력이 있는 콘텐츠로 도약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개성 공단도 살고, 남북한이 함께 우리의 훌륭한 패션을 세계 적으로 알리는 데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확신과 기대, 설 렘으로 얼마나 흥분했었는지 모릅니다. 게다가 저는 개성 의 자손 아니던가요!

 

그렇게 개성공단과 협업을 통해서 후손의 몫을 해보라 는 부르심과 이끄심에 따른 기회라는 설렘과 흥분이 차올 랐습니다. 그러나 준비에 박차를 가하던 그해 구정, 느닷 없는 개성공단 폐쇄 뉴스가 터졌고, 그렇게 개성의 딸로 풍선 같이 부풀었던 제 희망은 터져버렸습니다. 한편으로 는 그간의 노력이 쓸모없는 소모로 전락해 버렸다는 생각 도 했지만, 어디 정해진 때를 제가 알 수 있던가요. 우리 의 기도에 대한 응답은 주님께서 더 좋은 때, 더 좋은 방 법으로 주신다고 믿습니다.

 

지금은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을만큼 당시의 상실감은 컸 지만, 그럴수록 기도는 더 간절해지고 바람은 더 커질 수 밖에요. 지금 북한 관련한 시끄러운 뉴스를 보며 또다시 제 간절함은 커집니다. 안 될 것 같은 일, 불가능할 것 같 은 일들이 말도 안 되게 스르르 풀리기도 한다는 것을 알기 에, 어려움에 직면할수록 북한을 향한 희망으로 기도를 더 욱 보태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이 기도와 마 음을 모아 하늘에 올려야 할 때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깁니 다. 언젠가 열리게 될 그날을 깨어 준비하고 있어야 하니 까요.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라는 것을 다짐해 봅 니다. 어쩌면 주님께서도 그것을 원하시는 게 아닐까요.

 

‘잡아야 합니다, 희망의 끈! 꺼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미래의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