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하(立夏)
松竹 김철이
시절의 앞문을 살포시 열어놓으니
청보리 절로 익고
갖가지 여름꽃 제멋에 겨운 듯이
산에 들에 울긋불긋 지천으로 만개하지
청개구리 울음주머니 논두렁 풀어놓으니
땅속 지렁이 땅 위로 기고
못자리 누운 모포기
모노래 곡조 파릇이 익어가네
봄 뜨락에 태어나
초여름 뜨락에 무성한 쑥이
아낙네 손맛 따라 멥쌀가루 분칠하고
떡시루 올라 쑥버무리로 재탄생하더군
분명 옥에 티는 존재하는 법
누구 하나 기르지 않아도
누구 하나 가꾸지 않아도
잡초 해충이 왕성하니 대자연 은혜 공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