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잠 못 이루는 예루살렘 | 장세명 안드레아 신부님(아미성당 주임)

松竹/김철이 2024. 1. 4. 18:10

잠 못 이루는 예루살렘

 

                                                            장세명 안드레아 신부님(아미성당 주임)

 

 

찬미 예수님. 주님 탄생의 기쁨이 온누리에 가득한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베들레헴의 구유에서 양친과 목동들이 함께한 예수 님의 탄생- 고요한 밤 거룩한 밤에 일어난 사건이었습 니다. 이제 주님의 탄생이 별의 인도를 통해서 이방인인 동방 박사들에게 알려지고, 그들은 유다인들의 임금 이신 분을 경배하러 출발해서 예루살렘에 도착합니다.

 

바빌로니아에 의해 멸망한 유다왕국의 수도였던 예 루살렘에 이르러 동방박사들은 자신들의 방문 목적을 밝힙니다. 이로 인해 주님의 탄생을 전혀 알지 못했던 예루살렘에 살던 사람들은 깜짝 놀랍니다. 이제 동방 박사들은 유다인들의 임금의 탄생을 경배드리려 출발 한 순례자인 동시에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님 탄생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복음 선포자이기도 합니다.

 

바빌로니아에 의해 멸망하고 다윗왕가의 혈통도 끊 긴 이후, 페르시아와 알렉산더 제국과 로마제국에 의 해 지배당함으로써 이스라엘 사람들은 더 이상 자신 들이 하느님의 선택된 백성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없게 됩니다. 그렇지만 예언자들의 말씀을 통해서 한 가닥 희망을 간직하고 기다립니다. 메시아의 오심쓰러진 다윗왕가를 다시 일으켜 세워 주변 이교도 강 대국으로부터 왕국을 지키는 강한 임금이 나와서 이 스라엘이 다른 민족들과 다르게 하느님께서 함께 하 시는 민족이란 것을 보여주시리라는 희망을 갖고 있 었습니다. 이제 그 결실을 전해 들은 것입니다.

 

한편 헤로데는 박사들을 몰래 불러 태어난 아기에 대 해 잘 알아보고 찾거든 알려달라고 당부하고 자신도 경배할 것이라고 말하고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냅니 다. 마치 임시로 유다인의 임금으로 있다가 이제 적통 인 임금이 태어났기에 환영한다는 듯한 태도를 보입 니다. 사실 헤로데가 유다인의 임금이 된 것은 당시 세 상의 권력을 지니고 있던 로마제국으로부터 임명되었 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다윗왕가의 혈통도 아니고 예 언자나 사제로부터 기름부음 받지도 못했기에 사람들 로부터 임금으로서가 아니라 파견받은 관리로 여겨질 까 두려워 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정통 후계자의 탄생 은 심각한 도전이고 위협이 됐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경배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위협이 될만한 두 살 미만의 남자아이들을 다 죽이는 짓을 벌이게 됩니다.

 

주님의 탄생! 하느님께서 친히 죄와 악으로부터 우 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오심을 기뻐하고, 세상이 아니 라 별의 인도를 통해서 하느님 나라를 향해서 나아갑 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