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 이수락 요한보스코 신부님(염포성당 주임)

松竹/김철이 2024. 1. 2. 10:00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이수락 요한보스코 신부님(염포성당 주임)

 

 

사람들은 꿈과 희망을 품고 이 새해를 맞이합니다. 사람마다 바라는 것이 다르다 할지라도, 한 가지 공통 된 것은 ‘마음 편히 사는 것’입니다. 평화입니다. 사람이 면 누구나 평화를 바랍니다. 다툼이나 전쟁 없이 서로 도우며 화목하게 사는 평화로운 세상을 원합니다. 그 러나 평화는 쉽지 않습니다. 새해의 첫날인 오늘을 교 회에서 ‘평화의 날’로 정한 데에는 깊은 이유가 있습니 다. 이 한 해 동안 이 세상과 이 땅에, 그리고 우리 사이 와 우리 마음속에 평화가 자리 잡도록 노력하자는 다 짐입니다. 우리 모두가 평화의 일꾼으로서 이 땅에 평 화를 이룩하자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평화란 무엇입니까? 말은 쉽게 하지만, 정작 평화에 대해 한마디로 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겉으로 평온 하다고 해서 평화롭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참 평화 는 마음에서부터 일어나야 합니다. 평화는 우선 내 마 음 안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나 자신이 평화롭지 못 하면, 온 세상이 평온하다 하더라도 나에게는 의미가 없습니다. 내가 내 자신에 대해서 평화를 느낄 때 진정 한 평화가 시작됩니다. 우리가 자신을 살펴보면 얼마 나 평화롭지 못한가를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 리는 너무 쉽게 화를 내고 남과 다투고, 자신과도 싸우 게 됩니다.

 

평화란 우리 것이 아닙니다. 참 평화란 위로부터 선 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진정한 평화란 하느님께로부 터 주어집니다. 참 평화란 먼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느님과의 평화가 바로 모든 평 화의 근본입니다. 이러한 하느님과의 평화를 우리는 자기의 힘으로 이룰 수는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그리스도께서 하느님과 인간을 화해시키셨고, 지금도 화해시키고 계십니다. 그분께서 는 또 사람과 사람 사이를 화해시키십니다. 참 평화란 하느님께로부터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에게 주어지 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이 말하는 대로, 천사들에게서 기쁜 소식을 듣고 베들레헴으로 달려간 목자들은 아기 예수님을 발 견합니다. 이 천상 아기 둘레에 마리아와 요셉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짐승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 모습이 평화 그 자체가 아니겠습니까? 마리아나 요 셉, 짐승들이 이 평화를 만들어 내지 않았습니다. 그 가 운데 있는 아기와 함께 주어진 평화입니다. 그 아기는 하느님께서 인간들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입니다. 예 수 그리스도께서는 평화가 되시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분께서 바로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우 리가, 오늘 복음이 말하는 모습처럼, 그리스도를 조금 이라도 더 우리의 중심으로 만들어갈 때, 참 평화가 가 능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이기적으로 자신만 생각할 때, 평화는 멀어집니다. 우리가 가족끼리만 높은 담을 쌓고 좋은 집 안에서, 고통받는 이웃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 없이, 평화를 누린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 나 그것은 참 평화가 아닙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참 평화란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가 운데 모시고 그분의 모범에 따라 살아갈 때에 가능합 니다. 그분처럼 남을 진정으로 사랑할 때에 가능합니 다. 예수님처럼 남을 생각해 줄 때, 남을 위해서 나를 희 생할 때, 참 평화가 시작됩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 를 특별히 이러한 평화의 일꾼으로 부르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