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당신은 나에게 소중한 존재입니다 | 최우주 필립보 신부님(대신학교 지도신부)

松竹/김철이 2023. 12. 31. 08:30

당신은 나에게 소중한 존재입니다

 

                                                                 최우주 필립보 신부님(대신학교 지도신부)

 

 

올해의 마지막인 오늘, 지난 한 해를 돌이켜봅니다. 다 사다난(多事多難)했던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모두 자기 혼자 만의 힘으로 살지 않고, 주위의 도움과 사랑으로 살아왔음 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처럼 늘 “감사하는 사람”(제2독서)이 되었으면 좋겠습 니다.

 

영어로 헤어질 때 건네는 인사말인 ‘굿바이’(Good-bye)의 본래 의미는 “하느님께서 너와 함께 하신다.”(God be with you) 뜻을 담고 있습니다. 삶의 고비마다, 이해하기 어려운 고통 에 처할 때라도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보았다고 (루카 2,30) 고백할 수 있을만큼, 위로받을 때를 기다릴 수 있는 인내와 희망이 우리 안에 자라나기를 기도합니다. 특별히 성가정 축일을 기념하며, 가정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현재 겪고 있 는 어려움 앞에서도 가족 구성원들이 주님 안에서 일치와 사랑의 끈으로 단단히 묶일 수 있도록 기원합니다.

 

나자렛 성가정의 특별함은 그저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 수님께서 구성원으로서 그 안에 사셨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하느님의 뜻을 삶의 중심에 놓고 사셨 다는 사실에서 비롯됩니다. 양부이신 성 요셉은 가장으로 서 보인 책임감과 성령으로 말미암아 혼인 전에 임신한 마 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는 포용심으로, 아기 예수님을 ‘튼 튼하고 지혜가 충만해’질 수 있도록 양육하셨습니다. 어머 니 마리아께서도 아기 예수님에 관한 예언의 말을 마음속 에 곰곰이 담아내며 삶의 고비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순종하는 ‘겸손한 종’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 서도 당신의 삶을 통해, 비록 그 여정의 마지막이 십자가 상의 희생일지라도 인류를 위한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당신의 사명에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이처럼 삶이 자신에게 완수할 것을 요구하는 바에 계속 해서 응답하려는 것을 ‘의미에 대한 의지’라고 말합니다, 때 론 ‘거룩한 부르심’ 내지는 ‘소명’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 다. 성가정은 자신의 안위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는 ‘의지적 사랑’으로 어려움들을 이겨냈습니다. 그런 의미에 서 우리들의 가정도 ‘서로를 위해 강요된 삶’이 아니라 하느 님의 뜻을 삶의 중심에 놓고 서로 인내하고 격려하며 살아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가정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삶의 의미입니다. 지 난 시간, 서로의 부족함을 용서하고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서로를 더욱 소중히 여기며 새해를 시작합시다.

 

Good-bye 2023! God be with you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