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주변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 서철승 가롤로 신부님 (교구 사회사목국장)

松竹/김철이 2023. 12. 15. 11:51

주변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서철승 가롤로 신부님 (교구 사회사목국장)

 

 

다음과 같은 글을 인터 넷에서 보았습니다. 어느 주택가 마트에 늦은 밤 어 느 젊은 여자가 아기를 안 고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젊은 여자는 초췌한 얼굴에, 허름한 옷을 입고 있었고, 또한 아기를 안고 힘없이 걷 는 모습에서 경제적인 여유 없이 혼자 애를 키우 며, 힘들게 살아가는 미혼모의 모습이 보였습니 다. 이 아기 엄마는 아기를 안은 체 진열대에 있 는 분유 한 통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계산대로 가서 분유 한 통과 구겨진 돈 만 원을 내밀었습 니다. 그런데 계산을 하던 마트 사장님은 만 육 천 원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그 아기 엄 마는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계산을 포기하고 돌 아서는 것이었습니다. 만 원 이외에는 더는 돈이 없었던 것입니다. 힘없이 돌아서는 아기엄마 뒤 로 마트 사장님은 분유통을 진열대 제자리에 올 려놓습니다. 그러다가 그 분유통을 그 높은 진열 대에서 슬며시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분유통이 찌그러졌습니다. 그러자 마트 사장님은 아기엄마 를 불러 세우고는 찌그러진 분유는 형태상 불량 품이니, 반값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만 원 을 받고 이천 원을 거슬러줍니다. 아이 엄마는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분유통을 갖고 집으로 돌 아갔습니다. 가게주인은 여인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사랑을 실천한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베푼다는 것은 굳이 꼭 큰 노력이 나 큰 금액이 아니어도 가능한 것입니다.

 

글쎄요. 위 이야기가 사실인지 누가 지어냈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마트 주인의 모습은 우리 신앙인들이 닮아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도 저 마트 사장님 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더불 어 살아가는 하느님 나라를 위해, 모든 사람의 공동선을 위해 옆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 니다.

 

오늘 대림 제3주일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정한 자선 주일입니다. 1984년부터 시작하여 올 해로 제40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자선 주일은 국내의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의 나눔 실천을 강 조하는 날입니다.

 

토빗기에서는 자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 기하고 있습니다.

 

“네가 가진 것에서 자선을 베풀어라. 그리고 자선을 베풀 때는 아까워하지 마라. 누구든 가난 한 이에게서 얼굴을 돌리지 마라. 그래야 하느님 께서도 너에게서 얼굴을 돌리지 않으실 것이다. 네가 가진 만큼, 많으면 많은 대로 자선을 베풀어 라. 네가 가진 것이 적으면 적은 대로 자선을 베 풀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네가 곤궁에 빠지게 되 는 날을 위하여 좋은 보물을 쌓아 두는 것이다. 자선은 사람을 죽음에서 구해주고 암흑에 빠져들 지 않게 해 준다. 사실 자선을 베푸는 모든 이에 게는 그 자선이 지극히 높으신 분 앞에 바치는 훌 륭한 예물이 된다.”(토빗 4,7–11)

 

내가 가진 모든 재산은 나의 노력이나 나의 재능만으로 형성된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의 도 우심과 또한 이웃들의 도움이나 양보, 배려가 있 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니 더불어 살아 가기 위해 내가 가진 재화를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내 아들아, 네가 할 수만 있다면 도와야 할 이 에게 선행을 거절하지 마라.”(잠언 3,27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