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회개란, 하느님을 향한 방향설정입니다. | 신동철 토마스아퀴나스 신부님(정상동 본당 주임)

松竹/김철이 2023. 12. 8. 09:59

회개란, 하느님을 향한 방향설정입니다.

 

                                                                    신동철 토마스아퀴나스 신부님(정상동 본당 주임)

 

 

대림환에 두 번째 촛불이 밝혀졌습니다. 교회는 1년 을 주기로 예수님의 전 생애를 기억하고 기념합니다. ‘대림’은 한자로, 기다릴 ‘待’, 임할 ‘臨’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에게 ‘주님 오심’을 준비하는 것은 어느 특별한 시기만의 일은 아닙니다. 우리의 인생살이 전체가 ‘주님 오심을 준비하는 시간’인 것입니다. 우리 각자의 일생이 바로 ‘대림’인 것입니다. 따라서 대림 시기를 해마다 반 복되는, 성탄 전에 오는 연례행사로만 생각하지 말 아야 합니다. 그런 생각과 태도는 신앙생활의 ‘권태기’ 로 이어지는 지름길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사람들을 깨어 준비시키는 선구자가 등장합니다. 바로 ‘세례자 요한’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자 사람들이 자기 죄를 고백하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같은 내용을 전하는 루카복음 3장을 보면, 세례자 요한은 사람들에게 회개를 위해서 ‘구체적인 사랑 실천’ 을 요구합니다. “독사의 자식들아, ...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루카 3,7-8).” 라고 호통을 칩니다. 회개를 했다는 것을 행동으로, 또 삶으로 증명하라는 꾸짖음입니다. 지금까지 살던 모습으로부터의 완전한 변화를 요구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회개를 선포하면서, ‘사랑’과 ‘정의’ 를 강조합니다. 이 점은 우리에게 좋은 묵상 거리를 제공합니다. ‘정의’가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 것 입니다. 좋은 예로,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많이 해서 칭 찬을 받는 어떤 사장님이, 자기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주지 않고 있다면, 그가 낸 성금은, 사랑 실천이 아니라 ‘거짓 사랑’이고 ‘위선’ 입니다. 또한, 탈세, 횡령, 뇌물을 받아서 돈을 모은 사실을 감춘 정치인이, 그 가운데 일부를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낸다면, ‘거짓 사랑’이고 ‘위선’입니다.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하느님은 속일 수가 없 습니다.

 

‘회개’란, ‘삶의 변화’입니다. 직업을 그만두라는 것 도 아니고, 가정을 버리라는 것도 아닙니다. 세속을 떠 나라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방향을 다시 설정하라는 것입니다. 그 방향은 하느님을 향한 방향이어야 합니다. 잘못되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하고, 잘하고 있다면 계속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회개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구체적인 사랑 실천을 통한 회개의 삶으로 깨어서 준비하는 ‘대림’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마르 1,3).”